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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민간인 사찰은 삼인성호…정치적 이용 개탄스러워” – 조선일보.2018.12.31.

연말 국회에 출석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말이다.
삼인성호는 중국 전국시대의 고사이다. 위나라의 왕으로부터 총애를 받던 신하 방공이 태자와 함께 조나라의 한단으로 인질로 가게 되었다. 방공은 떠나기 전에 왕에게 물었다.
“한 사람이 번화한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왕께서는 믿으시겠습니까?”
“믿지 않을 것이오.”
“그러면 두 사람이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있다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역시 믿지 않을 것이오.”
“그러면 세 사람이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있다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왕이 대답하길 “만일 세 사람이 말한다면 믿을 것 같소.”
그러자 방공은,
“번화한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없다는 것은 모두 다 아는 일입니다. 그러나 세 사람이 모두 같은 말을 한다면 없는 호랑이도 생겨날 수가 있습니다. 지금 제가 가려는 한단은 위나라의 저잣거리 보다 멀고, 저를 헐 뜯는 사람은 세 사람 보다 많을 것이니, 원컨대 왕께서는 다른 신하의 말을 잘 살피고 신을 헐뜯는 말을 믿지 마시길 바랍니다.”
왕은 알겠노라 약속을 했으나, 훗날 방공이 한단에서 돌아왔을 때, 끝내 왕을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이 고사에서 유래한 삼인성호는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하면 믿게 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조국 수석이 말한 삼인성호가 뜻하는 바는 어떤 진실의 여부와는 관계없는 일방적인 주장이 여과 없이 언론을 통해 보도됨으로써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표현한 것이다.

어떤 일을 되풀이하여 음미吟味하고 생각하는 것을 반추라고 한다. 원래 반추란 반추위反芻胃를 가진 소나 염소 등이 한 번 삼킨 먹이를 게워내어 되새기는 일을 가리킨다.

지록위마는 교수신문에서 2014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혔다. 그 해는 세월호 참사 사건이 있었던 해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곽복선 경성대 중국통상학과 교수는

“2014년은 수많은 사슴들이 말로 바뀐 한 해… 온갖 거짓이 진실인양 우리 사회를 강타했다.” – 2014.12

고 했다.
지록위마는 여러 정치상황에서도 많이 사용되는데, 그 유래가 정치와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다’라는 뜻이다. 사기(史記) 진시황본기에 보인다.

진나라의 시황제가 죽자 환관 조고는 시황제의 장자(長子) 부소를 죽이고 시황의 막내 아들 호해를 즉위시켰다. 그 후 경쟁 상대인 승상 이사(李斯)를 제거하고 자신이 승상이 되어 실권을 좌지우지(左之右之)하였다. 왕이 될 욕심까지 생긴 조고는 자기를 반대하는 신하를 가려내기 위해 어느 날 사슴을 가지고 와서 호해에게 “말을 바칩니다.” 하니 호해가 웃으며 “이것은 사슴이 아니냐?” 하고 좌우에게 물어 보니, 어떤 자는 ‘말입니다.’라고 하여 조고의 말을 따랐고, 그 중에는 ‘아닙니다.’라고 부정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조고는 아니라고 말한 사람들을 후에 죄를 씌워 죽였다. 그 후 궁중에는 조고의 말에 반대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록위마는 윗사람을 농락하고 권세를 함부로 부리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또는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우겨 강제로 믿게 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권력이나 돈 등을 이용해 진실을 가리는 행동을 비판할 때, 또는 윗 사람을 농락하고 마음대로 권세를 휘두르는 상황을 비유하거나 그러한 사람을 가리켜 사용한다.

지록위마를 잇는 2014년 올해의 사자성어 2위는 ‘삭족적리削足適履’다. 삭족적구라고도 한다. 삭족적리는 ‘발을 깎아 신발을 맞춘다’는 뜻으로 합리성을 무시하고 억지로 적용하는 것을 비유한다. 원칙이 없는 사회를 비유하거나, 실제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부적합한 규정에 무리하게 끼워 맞추려고 애쓰는 아둔한 사람을 의미하게 되었다. 삭족적리는 회남자에 보이는데, 신발을 사러 간 남자가 신발이 작아 자신의 발에 맞지 않자 자기의 발을 깎으려고 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하였다.

몹시 짧은 시간. 번갯불이나 부싯돌이 부딪칠 때 나는 불꽃처럼 몹시 짧은 시간이나 아주 재빠른 동작을 의미한다.
원래 “사람이 태어나 한평생 살아가는 것은 마치 전광석화와도 같다.”는 회남자[淮南子]에 보이는 말이다. 본디 인생의 덧없음을 뜻했다.

신안군, 갯벌 생태환경 복원에 박차를 가하다. – 머니투데이.2018.10.16
전라남도 신안군에서는 갯벌의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오염으로 어업인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갯지렁이 방류를 통해 갯벌의 생태환경 복원에 힘쓰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 제목이다.
여기서 박차拍車란 무엇일까?
박차는 말을 탈 때에 신는 구두의 뒤축에 달려 있는 물건으로 톱니바퀴 모양의 쇠인데, 이것으로 말의 배를 차서 빨리 달리게 한다. 그러므로 ‘박차를 가加하다’는 ‘일의 진행이 빨리 되도록 힘을 더하다’는 뜻이다. 비슷한 뜻의 한자성어로 주마가편(走馬加鞭)이 있다. 주마가편이란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하다’라는 뜻으로 달리는 말이 더 빨리 달리도록 채찍질 하는 것 처럼 어떤 일이 빨리 성사되도록 힘과 열의를 더한다는 뜻이다.

기별은 다른 곳에 있는 사람에게 소식을 전하다는 뜻이다.
기별이란 원래 조선 시대에, 승정원에서 재결 사항을 기록하고 서사(書寫)하여 반포하던 일종의 관보를 말한다. 이 관보는 그 전날 처리한 일을 적어서 매일 아침마다 널리 반포했으므로 어떤 일이 확실히 결정된 것을 확인하려면 기별지를 받아야 알 수 있었다. 애타게 기다리던 결정이 기별지에 반포괴어야 일의 성사여부를 알 수 있었으므로 ‘기별이 왔는가?’ 하는 말은 일의 성사여부를 묻는 말이었다고 한다.

귀감은 본보기가 될 만한 언행(言行)이나 거울로 삼아 본받을 만한 모범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자는 거북’귀(龜)’와 거울’감(鑑)’을 쓴다.

거북’귀(龜)’는 본래 거북이의 등을 본떠 만든 상형문자인데, 땅 이름 구, 거북 귀, 터질 균 등으로 읽힌다. 옛날에는 거북의 등을 불에 구워서 그것이 갈라진 모양을 보고 사람의 장래나 길흉을 점쳤다. 그래서 균열(龜裂)은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진 모습을 가리키는 말이다.

감(鑑)은 세숫대야에 물을 떠놓고 자기 모습을 비추어보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므로 귀감이란 말은 사람의 길흉이나 미추를 판단해주는 기본 도구였던 셈이다. 즉 길흉을 점쳐주는 귀(龜)와 미추를 알려주는 감(鑑)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바로 잡는다는 뜻이다.

상금(賞金), 기부금(寄附金), 조의금(弔意金) 등에서 금액을 밝히지 않고 종이에 싸서 주는 돈을 가리키는 말이다. 오늘날에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내리는 하사금의 의미로 잘못 쓰이고 있다.

빗장(관)과 자물쇠(건) 자로 원래는 문빗장과 자물쇠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이 방은 관건 장치가 없다.’로 활용할 수 있다. 비슷한 뜻으로 시건장치(施鍵裝置)가 있다.
다른 뜻으로는 ‘문제 해결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나 핵심이 되는 고리’라는 뜻이 있는데, 빗장과 자물쇠가 무엇을 열고 가두는 첫머리가 되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의 관건을 쥐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