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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는 자기에게 있은 후에 남에게서 구하며 자기에게 없게 한 후에 남을 비난한다.
君子有諸己 而後求諸人 無諸己 而後非諸人 – 대학

군자란 자기가 실천하는 것을 남에게 권하고, 자기의 단점을 없애고 남을 비난한다.

‘스스로 돌이켜 떳떳하다.’라는 뜻이다. 공자는 이것을 큰 용기大勇라 하였는데, 자기 마음속에 부끄러울 것이 없다면 두려울 것도 없기 때문이라 하였다.

맹자 공손추장구상편에 보인다.
스스로 돌아보아 떳떳하지 못하면 비록 보잘 것 없는 천인(賤人)이라도 나는 두렵게 여기지 않을 수 없고, 스스로 돌아보아 떳떳하다면 아무리 많은 사람 앞에서라도 두려울 것이 없다.(自反而不縮 雖褐寬博 吾不惴焉. 自反而縮 雖千萬人 吾往矣.)

떳떳한가 아닌가는 자신의 신념과 양심에 비추어 판단한다. 타인에게 지탄 받지 않을 일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신념과 양심이 허락하지 않으면 떳떳하지 못한 일이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마음속에 두려운 마음이 있다면 내 양심에 비추어 부끄러운 일이 있는 것은 아닌지 우선 돌아볼 일이다.

퇴고란 한자의 뜻은 ‘밀다, 두드리다.’라는 뜻이나, 문장을 완성하기 위해 고심하여 고치고 다듬는 것을 의미한다.

당나라에 가도라는 시인이 있었는데 어느날 문득 “새는 연못가에서 자고, 중은 달 아래 문을 두드린다(鳥宿池邊樹, 僧敲月下門).”라는 시구를 얻었다. 그런데 ‘두드리다’를 뜻하는 ‘고(敲)’자 대신 ‘밀다’를 뜻하는 ‘추(推)’자를 쓰면 어떨까 고민이 되었다. 이 때 마침 당대 최고의 문장가인 한유를 우연히 만나 그의 조언으로 ‘고(敲)’로 결정하였다고 한다. 시구 한 자를 결정하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는 그의 작품 태도에서 ‘퇴고 (推敲)’라는 말이 유래하였다.

‘소소한 것을 쌓는 것이 빨리 이루는 방법이다’는 뜻으로 작은 일이라도 매일 실천함으로 이룰 수 있다는 의미이다.

작은 일은 자주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매달리는 날이 많아 쌓이는 성과가 크다. 큰 일은 드물게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매달리는 날이 적어 쌓이는 성과가 작다. (小事之至也數 其縣日也博 其爲積也大. 大事之至也希 其縣日也淺 其爲積也小) 그러므로 공적과 명성은 작은 일들을 잘 이루어 가는 사람이 더욱 빨리 성취한다. (積微者速成)

순자에 나오는 말이다.

작은 일이란 부담없이 매일 실천할 수 있는 일이다. 바쁜 일과 중 짧은 짬으로 할 수 있을만큼 작은 일이다. 큰 일은 한 번 하기에 버거운 일이다. 준비가 필요하고 따로 시간도 내어야 한다.

쉽게 할 수 있는 작은 일이지만 꾸준히 실천하면 그 성과는 놀라울 것이다. 방울방울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를 뚫어내는 놀라움이다. (水滴穿石)

작은 일을 실천 하지도 않으면서 시시하게 생각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미련함은 피하라. 시시해 보이는 일도 쌓아가다 보면 반드시 가속력이 붙는다. 처음 작은 걸음도 힘이 붙기 시작하면 성큼성큼 갈 수 있다. 요령이 생기고 경험이 쌓이고 실력이 점점 붙어 가는 까닭이다.

그러니 쓸데 없는 공상이나 걱정은 접어두시고 시시하게 생각했던 그 일을 당장 시작하자. ㅋ

호리천리毫釐千里

“털끝 만큼의 차이로 천리가 벌어진다.差之毫釐失千里.”

삶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 주는 것은 아주 사소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작은 불씨가 큰 불이 되는 것처럼 말이지요.

사실 모든 위대한 업적도 첫 걸음이라는 작은 걸음이 있었기에 이루어 질 수 있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누구나 내 디딜 수 있는 그 첫 걸음은 작은 생각의 씨앗 하나 아니었을까요.

‘한 발 내딛어 보자.’ 라는 작은 결심이 삶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 올지도 모를 일입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이다. 소확행은 각자의 취향따라 다르겠지만, 누구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거리가 있다.

우리 와이프는 아이들과 나까지 모두 잠들고 고요해진 거실에서, 그리고 티비는 예능 프로도 좋고 홈쇼핑 채널이면 어떠랴. 맥주 한캔 딱! 따면 소확행이란다.

나는 토요일 한 낮에 40대 최고 인기프로라는 ‘나는 자연인이다.’를 시청하며 막걸리에 파전이면 좋다. 이런날 비라도 오면 금상첨화.ㅋ

공자님도 소확행에 대해 말씀하셨다.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며, 팔베개를 베고 누워도 즐거움이 또한 그 가운데 있다.飯疏食, 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矣.” – 논어. 술이15장

즐거움이란 작은 곳에도 있다는 말씀이다.
어릴적 바람이 솔솔 통하는 마루에 앉아 시원한 수박을 먹던 기억이 난다. 식구들 모두에게 시원함을 더해주던 선풍기. 그 털털 거리는 무거운 소리와 함께 힘겹게 모가지를 돌리던 선풍기가 눈에 선하다. 행복한 추억속 한 장면이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들이 모이면 행복한 삶이 된다.

그럼에도 왜 사람들은 성공을 찾을까? 아마 작은 행복이 아니라 더 큰 행복이 그 안에 있으리라 확신하기 때문이리라.

과연 그럴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말하는, 소위 타인에게 인정 받을 수 있는 성공을 안해봐서 모르겠으나, 행복은 욕망을 성취하는데 있지 않고, 욕망을 버리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나는 포도를 따 먹으려던 여우가 손이 닿지 않자, 저건 신포도일꺼라며 포기하는 이솝이야기 속 여우일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그것이 정신승리일 뿐이라고 말하겠지만 그러면 또 어떠랴.

마누라가 해준 파전과 막걸리가 앞에 있다. 마침 오늘은 창밖으로 비도 시원하게 온다.

서로 얼굴을 아는 사람은 세상에 가득하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몇이나 있겠는가? 명심보감 ‘交友篇(교우편)’의 한 구절이다.

상식相識의 ‘식’과 지심知心의 ‘지’는 모두 ‘안다’라는 뜻이지만, ‘식(識)’은 겉모양 정도만 인식하고 있는 것을 나타내고, ‘지(知)’는 ‘깨닫다, 이해하다’와 같은 좀 더 심화된 의미가 있다.

그러니 지심은 ‘마음을 이해해 주다’라는 뜻이다.
마음이란 무엇인가? 생각이다. 생각이란 나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가치관이므로, 지심이란 그 사람의 가치관을 알고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다.

상식相識, 서로 얼굴을 아는 사람이 그 옛날 천하에 가득했다면, 지금은 우주에 가득하다. 페이스북, 밴드, 트위터, 블로그 등 sns 덕분이다.

그러나 하루종일 스마트폰을 쥐고 있어도 마음 한구석이 채워지지 않는다면, 지심知心이 없어서는 아닐지 생각해 본다.

사슴을 쫓는 자는 산을 보지 못하고, 금을 움키려는 자는 사람을 보지 못한다. 명성이나 권력, 또는 금(金)과 같은 이욕(利慾)만을 좇다보면 주변을 둘러보지 못해 보아야 할 것을 보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 문장은 어딘가 부정적 어감을 준다. 그러나 속세를 떠나 이슬 먹고 구름 타려는 사는 사람 아니고서야 명성이나 권력, 이익은 누구나 조금씩은 바라는 바가 아닌가? 솔직히 본인도 사슴과 금, 몹시 원한다. ㅋ

성인이라 추앙받는 공자역시 부(富)와 귀(貴)를 싫어하지 않았다.

“부(富)를 얻을 수 있으면, 비록 말채찍을 잡는 일이라도 나 또한 그것을 하겠다.(富而可求也인댄 雖執鞭之士라도 吾亦爲之라)” – 논어.술이.11장

공자님도 말채찍을 잡아서라도 바란다 하셨으니, 아마 나를 꼭 속물이라 평할수는 없을 것이다.

부정적인 어감은 ‘사슴과 금을 어떻게 얻을 것인가?’하는 문제 때문에 생긴다.

공자님은 같은 술이편에서 이야기한다.
“의(義)롭지 못하고서 부(富)하고 또 귀(貴)함은 나에게 있어 뜬구름과 같다.(不義而富且貴는 於我如浮雲이니라)” – 논어.술이.15장

그렇다. 부귀해지고자 하는 사람은 의(義)로움을 잃기 쉬운 법.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이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 라는 성경 말씀도 있지 않은가?

이욕(利慾)에 눈이 멀어 사슴과 금만을 좇다보면 산과 사람을 보지 못할 수 있다. 함께 어울려 사는 산이 보이지 않으니 인륜과 도덕을 잃고 나아갈 길마저 잃어 돌아올 곳이 없게 된다. 사람이 보이지 않으니 부끄러움을 모르고 양심을 잃어 그 모습이 못내 추해진다.

우리 삶의 목적은 행복이다. 행복해지기 위한 저마다의 목표는 다르다. 사슴이 될 수도 있고, 금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무언가를 목표로 삼아 행복을 얻고자 한다. 그러나 목표에만 집중하다 보면 목적을 잊게 될지도 모른다.

돌아보며 살자.
지금 당신은 어디에 누구와 함께하고 있나.

눈을 들어 주변을 둘러보자.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것들을 놓치지 않을 수 있도록.

목표만 바라보며 살아온 그 끝에 아무것도 남지 않으면 큰일 아닌가.

뜨끔한 마음에 지금 나도 멈추어 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