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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空想)의 사전적 정의는 ‘현실적이지 못하거나 실현될 가망이 없는 것을 막연히 그리어 봄. 또는 그런 생각.’ 이다. 망상(妄想)은 ‘이치에 맞지 아니한 생각’이니 공상 보다는 망상이 정도가 좀 심한 말 인듯 싶다.

나는 나이 40이 넘어서도 공상을 많이 하는 편이다. 실현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을 생각하며 그것을 현실로 만들겠다며 발버둥을 친다. 예를 들어 용접일을 배워 이민을 가서 돈을 어느 정도 모아 한국 음식점을 차린다던지, 프로그래밍을 배워 어플 개발자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싶다던지 하는 일이다. 참고로 말하면 나는 그런 일엔 별 소질도 없고 컴퓨터도 잘 모르는 편이다. 생각해 보니 내 아내도 대단하다. 아마 다른 아내들 같았으면 ‘꿈깨’라는 소리를 여러번 했을 듯도 한데, 내 아내는 내 공상을 참 열심히도 들어준다. 심지어는 맞장구도 해주니, 어느 날 내가 생각해도 참 심한 망상이구나 싶을 때는 아내도 약간은 미친것 같다. 어쨌든 그렇게 공상하기를 그치지 않고 오지도 않을 미래를 그려보며 불안해하다 또는 김칫국 마시듯 공상이 실현된 모습을 그려보며 행복해 하다가는 문득 그런 공상들이 헛된 망상이었음을 깨닫고는 그만두기를 반복한다. 그런데 공상중독증이라고나 할까. 공상할거리가 없으면 사는 것 같지가 않다. 나는 보통 주변에 크게 관심을 두는 일이 없다. 옷이나 신발, 자동차, 여행, 맛집 등등. 그저 하루에 필요한 것은 밥 두끼와 소주한병 정도. 아 이놈의 술은 그만 마셔야 하는데 끊겠다는 생각조차 잘 안든다. 매일 소주 한 병 정도를 마시는데 퐁당퐁당 하루씩이라도 쉬어가며 마셔야겠다 생각하면서도 오늘은 ‘일단 마시고’ 늘 ‘내일부터 쉬자’ 이다. 어쨌든 최근 하나의 공상을 망상으로 결론을 내리고는 조금 심심한, 심지어는 약간의 우울함 마저 느끼고 있었는데, 미리 준비해둔 여러 공상 중에 하나를 실행하기로 마음먹었다. 여러 가지 공상이 있는데, 영어, 중국어를 좀 잘해보는 일, 캘리그라피 배우기, 서예·사군자 배우기, 악기 배우기, 글쓰기 등이다. 이번 공상의 목표는 글을 좀 잘 써보았으면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나이 되도록 일기 한 장 써본 일 없고 글을 읽고 짤막한 소감 한줄 남기기도 머리에 쥐가 나는 내게는 매우 어려운 도전일 것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책도 연간 한권 읽을까 말까한 내가 글쓰기에 도전이라니. 정말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 어쨌든 우선 일주일에 한권정도는 책을 읽을 예정이다. 추사 김정희 선생님께서는 만권의 책을 읽은 후에야 그것이 흘러 넘쳐 글과 그림이 나왔다고 했다. 중국 시인 두보도 ‘만권의 책을 독파하자, 붓을 들고 글을 지으니 마치 신들린 듯하더라(讀書破萬卷, 下筆如有神).’ 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만권은 내 나이에는 이미 늦었고, 1000권 쯤 읽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500권정도 읽어보자 한다. 10년 쯤 걸릴까. 우선은 책의 장르나 분야에 상관없이 읽으려고 한다. 블로그에 한 권 한 권 읽을 때마다 정리해 두고 있는데 이제 한 열권쯤 읽었다. 짤막한 소감과 함께 정리해 두려 하였으나 그것마저도 좀 어려워 거의 제목만 써 놓은 것도 있다. 뭐 조금이라도 글 쓰는 능력이 향상된다면 더 바랄 것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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