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길 아니라 그보다 더 먼 만리길이라도 한걸음 부터 가야한다. 여기서 천리길은 이루고자 하는 목표이다. 진짜 길이라면 빨리 갈 수 있는 수단이 있거나 지름길이 있을지 몰라도 이럴 때는 별 다른 수단이 없다. 그저 묵묵히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다. 어쩌다가 빨리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냈더라도 처음 자리로 돌아올 공산(公算)이 크다. 모래위에 지은 집 사상누각(砂上樓閣)과도 같다. 파도가 밀려오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요행히 파도가 오지는 않아도 그러한 집에서 사는 삶이란 불안하기 그지 없다. 이러한 예는 멀리서 찾지 않아도 권력을 이용해 학위 등을 취득 했다가 취소 당하거나 징역을 사는 등의 일은 주변에서 종종 들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길이 멀수록 그러니까 목표가 크면 클수록 한걸음은 커녕 주저 앉거나 한걸음 떼어낼 용기조차 내지 못하기도 한다. 가까운 곳은 누구나 첫걸음을 떼어 쉽게 목표 지점까지 간다. 길이 조금 멀어지면 중간에서 포기할 지라도 시도는 해보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그것이 도달 하기에는 아득히 먼 길처럼 느껴지면 자리에 주저 앉아 시도조차 못하는 사람이 생겨난다. 그래서 이런 시조도 있나보다.
태산(泰山)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山)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만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山) 높다 하는구나.
그러나 아무리 멀고 어려운 길이라도 한걸음 부터이다. 여기서 한걸음이란 가장 쉽게 시도할 수 있는 작은일이라 보면 된다. 사실 정말 복잡해 보이고 어려운 일이라도 아주 단순하고 사소한 일에서 부터 시작이 된다. 목표가 있다면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일을 찾자. 세상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거창한 삶의 철학을 얻고 싶다면 우선 서점에 가는 것처럼 말이다.
– kover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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