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소가 내 밭을 짓밟았다고 그 소를 빼앗는다는 뜻으로, 가벼운 죄에 대한 처벌이 혹독하다는 말.
진(陳)나라 대부 하징서가 자기 집에 놀러와 술을 마시고 돌아가는 임금 영공(靈公)을 시해(弑害)했다. 소식을 들은 초(楚)나라 장왕(莊王)이 진나라를 공략, 하징서를 죽였다. 장왕은 더 나아가 진나라를 초의 한 고을로 만들었다. 이때 제(齊)나라 사신으로 가 있던 신숙시가 돌아왔다. 장왕에게 간략한 업무보고만 하고 물러나려 하자 장왕이 말했다. “하징서가 무도하게 굴어 그를 죽였다. 모두 축하해 주는데 그대만이 아무 말이 없으니 무슨 까닭인가?”
신숙시는 말했다. “그를 처단하신 일은 잘한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의 소가 내 밭을 짓밟았다고 해서 그 소를 빼앗을 수는 없습니다. 남의 소가 무단히 내 밭을 짓밟았다면 잘못된 일이지요. 그렇다고 남의 소를 빼앗는다면 지나친 일이지요.”
출 전 :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선공(宣公) 11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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