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秦)나라 목공(穆公) 때, 좋은 말을 잘 골라내는 손양(孫陽)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말을 잘 감정하여 백락(伯樂)이라고 불렸는데, 백락은 중국 고대 전설에 나오는 천마를 관장하는 신의 이름이다. 백락이 늙어 임금께 자신을 대신할 후임자(後任者)로 구방고라는 인물을 추천했다. 구방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명마를 발견하여 임금께 보고하였다. 임금이 그 명마에 대해 묻자 구방고는 “누런색 암말입니다.”라고 하였는데, 그 명마를 보니 검은색 수말이었다. 임금은 백락에게 암수 구별도 못하는 인물을 추천했다고 하며 나무랐다. 백락은 “구방고는 보아야 할 것만 보고 보지 않아도 될 것은 보지 않습니다.(見其所見 不見其所不見) 명마인지만 봤지, 암놈인지 수놈인지, 누런지 검은지는 보지 않은 겁니다.” 백락의 말을 듣고 말을 다시 보니 과연 나무랄 데 없는 명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