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로 된 얼굴 가죽이, 염치가 없고 은혜를 모르는 뻔뻔스러운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
송나라 때 출세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왕광원(王光遠)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출세욕이 대단하여 권력가와 교분을 맺기 위해서는 심지어 채찍질로 문전박대를 당하면서도 이를 개의치 않고 웃어넘길 정도였다. 한 번은 어떤 고관이 술에 취해서 매를 들고는 “내가 그대를 때린다면 어찌하겠는가?”하고 묻자 왕광원은 “대감이 매라면 기꺼이 맞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 권세가는 마구 매질을 하기 시작했다. 동석했던 사람들이 “자네는 어찌 수모를 모르나? 많은 사람 앞에서 그런 모욕을 당하고 가만히 있을 수야 없지 않은가?”하며 모두 비아냥거렸다. 그러나 광원은 평소와 다름없는 얼굴로 그런 사람에게 잘 보이면 나쁠 것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런 그를 두고 당시 사람들은 ‘광원의 낯가죽은 열 겹의 철갑처럼 두껍다(光遠顔厚如十重鐵甲)’ 라고 말했다.
– 북몽쇄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