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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3월 4일" 글 보관함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말로 ‘배우기만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는것이 없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생각하지 않는 배움은 빈껍데기요, 배우지 않고 생각하는 것은 지식의 깊이가 없어 위태롭다는 의미이다.

요즘 사람들은 배우는 것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많은 것을 배우고 머릿속에 입력만 할 수 있다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생각을 수반하지 않은 배움은 배움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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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학생이었던것 같은데, 더디게만 흘러간다고 생각했던 시간도 어느새 돌아보니 직장을 잡고 결혼을 하고 부모가 되고 다시 내 아이가 학생이 되었다.

‘사람이 하늘과 땅 사이에 살고 있는 것은, 마치 날쌘 말이 문 틈을 지나는 것처럼, 순간적인 일에 불과하다人生天地之間 若白駒之過隙 忽然而已.’ 는 장자의 말이다.

장자의 말마따나 인생이란 날쌘 말이 문틈을 지나는 것 처럼 빨리 지난다. 그러나 이렇듯 쏜살 같이 흘러가는 시간도 죽이지 못해 안달일 때가 있다. 남는 시간이 생기면, 무엇을 하며 시간을 죽일까 고민하니 말이다.

≪회남자≫ ‘원도훈’에 “해도 돌고 달도 돌지만 시간은 사람과 함께 가지 않는다.夫日回而月周 時不與人遊. 그렇기 때문에 성인은 한 자나 되는 큰 보배는 귀하게 여기지 않아도 해 그림자가 한 치 움직이는 짧은 시간은 소중히 여긴다. 시간이란 얻기는 어려워도 잃기는 쉽기 때문이다.故聖人不貴尺之璧 而重寸之陰 時難得而易失也.”라고 나와 있다. 

여기서 나온 고사성어가 촌음척벽(寸陰尺璧)이다. 커다란 옥덩어리보다 해 그림자가 한 치 움직이는 짧은 시간이 더 소중하다. 죽여버린 시간은 다시 살릴 수가 없다.

유성망념작성 유광극념작성(惟聖罔念作狂 惟狂克念作聖). 서경에 나오는 글로, “성인聖人도 생각하지 않으면 광인狂人이 되고, 광인도 지극히 생각하면 성인이 된다.” 는 뜻이다. 여기서 광인은 ‘어리석은 사람’을 성인은 ‘지혜로운 사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이 말은 지혜로운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의 구분은 다만 생각함에 달렸음을 말한 것이다.

우리는 “생각하기 귀찮다.”라는 말은 흔히 듣거나, 가끔 스스로 말하기도 한다. 현대인은 생각하는 것을 마치 두려워 하는 것 같다. 잠시라도 생각할 틈이 있으면 무엇인가를 해서 시간을 때우려고 한다. 핸드폰을 꺼내들고 sns를 하거나, 게임을 하거나, 티비를 켠다.

그러나 우리가 정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까닭은 바로 생각하는 힘에 있다. 삶을 돌아보고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내는 과정이 생각이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사물의 이치를 파악하고, 삶의 진리를 깨닫고, 인생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