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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한자어"의 글 태그

구부리다’굴(屈)’, 손가락’지(指)’. 손가락을 구부려 꼽는다는 뜻이다. 세상(世上)의 많은 사람이나 물건(物件) 중에서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열 개를 가려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굴지는 수 많은 가운데 손꼽힐 정도로 매우 뛰어나다는 뜻이다.

국내 굴지의 대학
우리나라 굴지의 재벌

가루 ‘분(粉)’, 먹다 ‘식(食)’. 분식의 원래 의미는 가루로 만든 음식이란 뜻으로 쌀가루나 밀가루로 만든 음식이다. 엄밀(嚴密)히 따지자면 쌀가루로 만든 음식만 분식(粉食)이고 밀가루로 만든 음식은 면식(麵食)이라고 해야 한다. 분의 부수는 쌀’미’이고, 면의 부수는 보리, 밀’맥’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떡볶이나 김밥, 어묵, 순대 튀김 등 흔히 분식점에서 판매하는 군것질 거리를 가리킨다.

점심은 간단히 분식으로 하자.

눈 멀 ‘맹(盲)’, 믿을 ‘신(信)’. 맹신이란 눈을 감은 사람의 믿음이다. 옳고 그름, 허구(虛構)와 사실(事實)을 분별하지 않고 덮어놓고 믿는 것이 맹신(盲信)이다.

종교에 대한 맹신

빗장(관)과 자물쇠(건) 자로 원래는 문빗장과 자물쇠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이 방은 관건 장치가 없다.’로 활용할 수 있다. 비슷한 뜻으로 시건장치(施鍵裝置)가 있다.
다른 뜻으로는 ‘문제 해결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나 핵심이 되는 고리’라는 뜻이 있는데, 빗장과 자물쇠가 무엇을 열고 가두는 첫머리가 되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의 관건을 쥐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공부(工夫)는 주공부(做工夫)라는 불교용어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한다. ‘주공부(做工夫)’는 ‘불도(佛道)를 열심히 닦는다’는 뜻이고, 그 중에서 공부는 참선(參禪)에 진력하는 것을 가리킨다. 현재에 와서는 학문을 배워 익히는 일 모두를 말하나, 오늘날에는 오로지 제도 교육 안에서 배우는 것만을 가리키는 말로 한정되어 쓰는 경우가 많다.

고취(鼓吹)는 임금이나 귀족의 행차, 궁중의 각종 의식에서 연주(演奏)하던 악기 편성을 가리키던 말로, 글자 그대로의 의미는 북을 치고 피리를 분다는 뜻이다. 북을 치고 피리를 불면 감정이 들뜨고 저절로 흥이 나게 되니, 고취란 말은 용기와 사기(士氣)를 북돋워 주는 것을 말한다.

고취와 비슷한 말로 고무(鼓舞)가 있다. 북을 치며 춤춘다는 뜻으로 남을 격려하여 기운 나게 하는 일을 뜻한다.

민주 시민 의식을 고취시키기다.

공룡(恐龍)은 한자의 의미로 보면 ‘공포의 용’이라는 뜻이다. 이 한자어는 1841년 영국의 고생물학자 리처드 오언이 모든 화석(化石) 파충류를 한데 묶어 디노사우르라고 한 것을 동양에서 ‘공룡’이라고 번역(飜譯)하면서 쓰이기 시작했다. 이 말의 어원은 그리스어 ‘디노사우르스(Dinosaurs)’인데 ‘Dino’는 ‘무서운’이란 뜻이고, ‘Saurs’는 ‘도마뱀들’이다. 규모(規模)가 매우 큰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도 쓰인다.

대형 건물은 전기를 먹는 공룡이다
오늘날의 대기업은 공룡에 견줄 수 있을 정도로 비대하다.

공갈은 두려울.공, 꾸짖을.갈 자이다. 원래 뜻은 다른 사람에게 두려움을 주기 위해 협박(脅迫)하거나 을러대는 것을 뜻했는데, 지금은 ‘거짓말’을 가리키는 속어(俗語)로도 널리 쓰이고 있다. 법률용어 공갈죄는 다른 사람을 협박하여 불법으로 이익을 얻는 등의 범죄(犯罪) 따위를 말한다.

빌린 돈을 갚지 않으면 가족들을 그냥 두지 않겠다며 매번 공갈을 일삼았다.

전어는 여름철 충분한 먹이를 먹고 성장(成長)하여 가을즈음에 통통하게 살과 기름이 올라 맛이 절정에 이르는 가을철 대표(代表) 음식이다.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발길을 돌린다”, “가을 전어 머리는 깨가 서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전어는 한자로 ‘錢:  돈 전’, ‘魚: 물고기 어’ 인데, 이름의 유래(由來)가 재미있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서유구는 생선도감 ‘난호어목지’에 ‘신분(身分)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모두 좋아한다. 사람들이 돈을 아까워하지 않고 사기 때문에 전어라고 한다”라고 기록해 놓았다. 그러니까 전어는 맛이 얼마나 좋은지 돈 생각을 하지 않고 먹는 물고기라는 뜻이다.

음식에 대한 욕심(慾心)을 지나치게 내거나 게걸스럽게 먹는 사람에게 걸신 들린 것 같다는 표현을 쓴다.

걸신은 늘 이곳저곳을 다니며 빌어먹어서 배를 채우는 언제나 배가 고플 수밖에 없는 불쌍한 신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아귀라는 귀신이 바로 이 걸신이라고 한다. 보통 찜으로 맛있게 먹는 생선 아귀가 바로 이 아귀인데, 아구라고도 하나 아귀가 맞는 말이다. 생김새가 몸은 넓적하고 머리가 커서 불교에서 말하는 아귀(餓鬼)와 모습이 흡사해 그렇게 이름이 지어졌다. 아귀(餓鬼)는 큰 입으로 음식을 아무리 먹어도 목구멍이 바늘 구멍같이 작아 늘 굶주림에 시달린다고 한다.

걸신들리다 라는 표현은 늘 굶주려 있어 지나칠 정도로 음식에 탐을 내는 걸신이 몸 안에 들어앉아 몸과 마음을 지배하고 있다는 말이다. ‘아귀처럼 먹어댄다’는 라는 말도 비슷한 뜻이다.

아이는 배가 몹시 고팠던지 밥을 걸신들린 듯이 먹어 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