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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山白雲起
平原芳草綠
水連天共碧
風與月雙淸
높은 산에는 흰 구름 일고,
넓은 들에는 고운 풀이 푸르러라.
물은 하늘과 이어져 함께 푸르고,
바람은 달과 함께 모두 맑아라.
鳥宿池邊樹
僧敲月下門
棹穿波底月
船壓水中天
새는 못 가 나무에서 잠자고,
스님은 달빛 아래 문 두드리네.
노는 파도 아래 달을 뚫고,
배는 물속의 하늘을 누르네.
白鷺千點雪
黃鶯一片金
桃李千機錦
江山一畫屛
백로는 천 점의 눈이요,
누런 꾀꼬리는 한 조각 금이로구나.
복숭아꽃 오얏꽃은 일 천 베틀의 비단이요,
강산은 한 폭의 그림 병풍이로다.
細雨池中看
微風木末知
花笑聲未聽
鳥啼淚難看
가랑비는 못 가운데서 볼 수가 있고,
산들바람은 나무 끝에서 알 수 있다네.
꽃은 웃어도 소리는 들리지 않고,
새는 울어도 눈물은 보기 어려워라.
野曠天低樹
江淸月近人
風驅群飛雁
月送獨去舟
들 넓으니 하늘이 나무 위로 낮게 드리우고,
강물이 맑으니 달이 사람을 가까이 하네.
바람은 떼지어 나는 기러기를 몰고,
달은 홀로 가는 배를 전송하누나.
風窓燈易滅
月屋夢難成
日暮鷄登塒
天寒鳥入簷
바람 부는 창 등불 꺼지기 쉽고,
달빛 드는 집 잠 이루기 어려워라.
해 저무니 닭은 홰 위로 오르고,
날 차가우니 새가 처마로 드는구나.
日暮蒼山遠
天寒白屋貧
小園鶯歌歇
長門蝶舞多
해 저무니 푸른 산이 멀어 보이고,
날 차가우니 초가집 쓸쓸하구나.
작은 동산엔 꾀꼬리 노래 그치고,
커다란 문엔 나비들 춤만 많구나.
花落以前春
山深然後寺
山外山不盡
路中路無窮
꽃이 떨어지기 이전이 봄이요,
산이 깊어진 뒤에야 절이 있도다.
산 밖에 산이 있어 다하지 않고,
길 가운데 길이 있어 끝이 없도다.
人分千里外
興在一杯中
春意無分別
人情有淺深
사람은 천리 밖에 떨어져 있고,
흥은 한 잔 술 속에 있구나.
봄 뜻은 분별이 없지만,
인정은 깊고 얕음이 있구나.
歲去人頭白
秋來樹葉黃
雨後山如沐
風前草似醉
세월 가니 사람 머리 희어지고,
가을 오니 나뭇잎 노래지네.
비 온 뒤의 산은 목욕 한 것같고,
바람 앞의 풀은 술취한 것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