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陳)나라 사패가 “소공이 예(禮)를 알았습니까?” 하고 묻자, 공자께서
“예를 아셨다.(知禮시니라)”
하고 대답하셨다. 공자께서 물러가시자, 사패가 무마기에게 읍(揖)하여 나오게 하고 말하였다.
“내가 들으니 군자(君子)는 편당(偏黨)하지 않는다 하였는데, 군자도 편당을 하는가? 임금(소공)께서는 오(吳)나라에서 장가드셨으니, 동성(同姓)이 된다. 그러므로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오맹자(吳孟子)라고 불렀으니, 임금께서 예를 아셨다면 누가 예를 알지 못하겠는가?(吾聞君子不黨이라하니 君子亦黨乎아 君取『(娶)』於吳하니 爲同姓이라 謂之吳孟子라하니 君而知禮면 孰不知禮리오)”
무마기가 이것을 아뢰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丘)는 다행이다. 만일 잘못이 있으면 남들이 반드시 아는구나.(丘也幸이로다 苟有過어든 人必知之온여)”
– 논어.술이.30장
사패(司敗)는 관명(官名)이니 곧 사구(司寇)이다. 소공(昭公)은 노(魯)나라 임금으로 이름은 주(稠)이다.
무마(巫馬)는 성(姓)이요, 기(期)는 자(字)이니, 공자의 제자(弟子)로, 이름은 시(施). 예(禮)에 “동성(同姓)에게는 장가들지 않는다.” 하였는데, 노(魯)나라와 오(吳)나라는 다 희성(姬姓)이었다. 오맹자(吳孟子)라 칭한 것은 그 사실을 숨겨 마치 송(宋)나라 여자인 자성(子姓)『[자씨성(子氏姓)]』인 것처럼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