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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綆不可以汲深井之泉.
짧은 두레박줄로써는 깊은 우물의 물을 길을 수 없다.

배우지 않고 생각하지 않으면 자신의 두레박 줄은 길어지지 않는다. 깊은 우물의 물을 길어내고 싶지만 두레박 줄이 짧다. 깊고 크고 원대한 일을 하길 원하지만 궁리조차 할 수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蘭槐之根是爲芷, 其漸之滫君子不近.
난괴의 뿌리는 향초가 되지만, 뜨물에 적시면 군자도 가까이 하지 않는다.

뜨물이란 곡식을 씻어내 부옇게 된 물이다. 난괴라는 풀은 향기를 내는 풀로서 향료로 쓰이나 그 풀을 뜨물에 적시면 변하여 나쁜 냄새가 난다.

아무리 좋은 재료라 하더라도 잘못 가공하면 쓸모가 없어진다. 난괴의 뿌리를 향초로 키워낼 훌륭한 교육 역시 재능과 자질만큼이나 중요하다.

木受繩則直, 金就礪則利.
나무는 먹줄을 받아서 곧아지고, 쇠는 숫돌에 갈아서 날카로워진다.

먹줄은 목재나 석재 등에 검은 줄을 곧게 치는 데 사용되는 도구이다. 움푹 파인 두 개의 그릇 모양의 나무 한 쪽에는 먹물에 적신 솜이 있고 다른 쪽에는 먹줄을 감아 놓은 도르래가 있어 그 줄이 먹솜그릇을 통해서 풀려 나오게 되어 있다. 먹솜그릇을 통과해서 나온 줄에는 먹물이 묻어 있다. 그리고 먹줄 끝에 조그마한 송곳이 있다. 이 송곳을 한쪽 끝에 고정시키고 반대쪽 끝에서 먹통을 쥔 채로 목재 위에 먹줄을 튀기며 곧은 먹줄선이 쳐진다.

먹줄로 그은 줄을 따라서 나무를 깎으면 곧게 깍을 수가 있고, 쇠는 숫돌에 갈면 날카로워 질 수 있다. 삶도 그렇다. 자신이 목적하는 곳으로 잘 나아가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는 먹줄과 자신을 갈고 닦을 숫돌이 필요하다.

삶의 먹줄은 무엇인가? 사색을 통해 얻어지는 나만의 삶의 철학이다. 자신만의 삶에 대한 철학이 없다면 나침반 없이 항해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삶의 숫돌은 무엇인가? 나에게는 독서이다. 책을 통해 나를 갈고 닦고 확장시켜나갈 수 있다.

당신은 어떤 먹줄을 가지고 있는가? 당신을 닦아낼 숫돌은 또 무엇인가?

跂而望矣, 不如登高之博見也.
발돋움하여 바라보아도, 높은 곳에 올라가서 널리 보는 것만 못하다.

어떤 일을 배우거나 시작할 때 독학도 물론 좋다. 그러나 독학만으로는 높은 경지에 오르기는 어렵다. 어느정도 준비가 되면 좋은 스승을 만나거나 고수들의 세계를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시야를 더욱 넓히고 자신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 멀리 그리고 널리 나아가고자 한다면 발돋움질 하기보다는 높은 곳에 올라서 보라.

不登高山, 不知天之高也.
산에 오르지 않으면 하늘이 높은 줄 모른다.

높은 산에 오르면 하늘은 얼마나 더 아득히 높은지 알게 된다. 다른 사람들의 재능이 별거 아닌것처럼 보이다가도 본인이 막상 그 일을 시작해 보면 다르다. ‘저정도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 아니야? 조금만 배우면 나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다가도 직접 시도해 보면 우리는 깨닫게 된다. 그 일이 수 많은 시간과 또 셀수 없는 땀방울을 적시어 이루어 낸 성과라는 것을.

百發一失, 不足謂善射.
백발을 쏘아 한 발을 실수하더라도, 궁술의 명인이라고 할 수 없다.

선사(善射)-궁술의 명인.

아마추어라면 100발중 80발을 잘 쏘았더라도 훌륭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러나 프로는 다르다. 단 한발의 실수도 크다.

적당히 잘하기는 쉬우나 완벽히 잘 하기는 어렵다. 당신의 목표는 프로인가? 아마추어인가? 그럭저럭 하면서 프로 소리를 듣고자 한다면 욕심이다.

坐山觀虎鬪
산 위에 앉아 호랑이 두 마리가 다투는 것을 보다. 외부의 형세를 본 후 자신의 의견이나 입장을 정함.

이제 막 기세가 올라있는 호랑이 두마리의 싸움에 끼어드는 일은 어리석을 뿐더러 위험한 일이다. 먼저 산 위에 올라앉아 두 마리의 호랑이가 싸우는 것을 지켜보고 한 마리가 죽고, 나머지 한 마리가 기진맥진해있을 때 나서는 것이 현명하다.

빛을 감추고 어둠속에서 은밀히 힘을 기르다. 자신의 재능이나 명성을 드러내지 않고 인내하면서 참고 기다린다는 뜻.

약자가 모욕을 참고 견디면서 힘을 갈고 닦을 때 자주 인용된다. 유래는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에 보인다. 여포에게 패해 갈데가 없어진 유비가 조조의 식객으로 들어갔다. 싸움터를 전전하면서 천하를 다투었던 유비가 느닷없이 채마밭 가꾸기에 나선다. 그러나 의심 많은 조조는 유비를 불러 묻는다. “당대의 영웅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하오?” 유비는 자신을 제외하고 당대의 유명한 이의 이름 몇을 말한다. 이를 듣던 조조가 “진짜 영웅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나와 당신일 것이오.” 그 순간 번개가 치고 유비는 젓가락을 떨어뜨리며 두려움의 낯빛을 보인다. 조조는 이 모양새를 보고 의심을 거두었다.

홀로 행하고 게으르지 말며 칭찬(稱讚)과 비난(非難)에도 흔들리지 말라.

큰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獅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렵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