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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9월 5일" 글 보관함

증삼이 사람을 죽이다. 거짓말도 되풀이 들으면 믿게 됨.

진나라 무왕 3년, 무왕은 승상 감무를 시켜 한(韓)나라의 의양을 치고자 하였다.
감무가 왕께 말하길 “옛날 비읍(費邑)에 효자로 유명한 증삼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노나라 사람 가운데 증삼과 이름이 똑같은 자가 있어 사람을 죽였습니다. 어떤 사람이 이 일을 증삼의 어머니에게 알려 말하기를, ‘증삼이 사람을 죽였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어머니는 조금도 흔들림 없이 태연하게 베를 짰습니다. 조금 뒤 또 한 사람이 와서 ‘증삼이 사람을 죽였습니다.’라고 했지만, 그 어머니는 역시 태연하게 베를 짰습니다. 그러나 조금 뒤 또 다른 사람이 와서 같은 이야기를 하자, 그 어머니는 베 짜던 북을 내 던지고 베틀에서 내려와 담을 넘어 달아났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어진 증삼에 대한 믿음이 있었지만 세 사람이 같은 이야기를 하자 겁을 먹었습니다. 지금 한나라는 수많은 험준한 곳을 넘어 1000리 길을 지나야 합니다. 신이 여러 날이 지나도 의양 땅을 빼앗지 못하면 저를 헐뜯는 자가 어디 세 사람 뿐이겠습니까? 저는 왕께서 증삼의 어머니처럼 북을 내던지지는 않을까 두렵습니다.”하였다.

– 사마천.사기
유사성어 : 삼인성호(三人成虎)

계란이 곯아 있다. 운이 나쁜 사람은 좋은 기회를 만나도 역시 일이 잘 안됨.

조선 세종대왕 때 영의정을 지낸 황희는 어질고 검소(儉素)한 생활을 하였다. 황 정승이 매우 청렴(淸廉)하여 관복(官服)도 한 벌로 빨아 입고 장마철에는 집에 비가 샐 지경이었다. 세종대왕은 황 정승의 생활이 이처럼 가난한 것을 안쓰럽게 여기고 도와줄 방법을 생각하였다. 궁리(窮理) 끝에 묘안(妙案)을 얻은 왕은 “내일 아침 일찍 남대문을 열었을 때부터 문을 닫을 때까지 문 안으로 들어오는 물건을 다 사서 황 정승에게 주겠노라”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 날은 뜻밖에도 새벽부터 몰아친 폭풍우(暴風雨)가 종일토록 멈추지 않아 문을 드나드는 장사치가 한 명도 없었다. 그러다가 다 어두워져 문을 닫으려 할 때 한 시골 영감이 달걀 한 꾸러미를 들고 들어오는 것이었다. 왕은 약속대로 이 달걀을 사서 황희에게 주었다. 그런데 황희가 달걀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삶아 먹으려고 하자 달걀이 모두 곯아서 한 알도 먹을 수가 없었다.

– 송남잡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