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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0월" 글 보관함

아교풀로 붙이고, 옻으로 칠을 한 것처럼 서로 떨어지지 않고 벗겨지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매우 친밀하여 떨어질 수 없는 사귐을 말함.

당(唐)나라 시인 백낙천(白樂天)과 그의 친구 원미지는 과거시험에 함께 급제하였다. 급제 후 그들은 백낙천이 중심이 되어 신악부(新樂府)를 완성하였는데, 그것은 한(漢)나라 민요를 바탕으로 시대의 폐단을 풍자하고 백성들의 분노와 고통을 노래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화근이 되어 백낙천과 원미지는 시골로 좌천되었다. 백낙천은 원미지를 그리워하며 편지를 보냈다. “미지여! 미지여! 그대를 보지 못한 지 벌써 3년이 지났고, 그대의 편지를 받지 못한 지도 2년이 되네. 인생은 길지 않은데 어찌 우리 이토록 멀리 떨어져 있는가. 하물며 교칠(膠漆)같른 마음으로 몸은 북쪽 오랑캐 땅에 두고 있으니 말일세.(況以膠漆之心 置於湖越之身) 나아가도 서로 만나지 못하고 물러나도 서로 잊을 수 없네. 서로 그리워하면서도 떨어져있어 각각 백발이 되려하니 어쩌면 좋은가? 어쩌면 좋은가? 실로 하늘이 하는 일이라면 이를 어쩌면 좋겠는가?”

매우 공평하여 사사로움이 없음.

춘추시대 진나라의 왕 진평공은 책략가 기황양에게 “남양현에 현령 자리가 비어 있는데 누구를 보내는 것이 적당하겠는가?”하고 물으니, 기황양은 “해호를 보내면 반드시 훌륭하게 임무를 해낼 것입니다.” 하고 대답했다.
진평공은 놀라 “그대는 해호와 원수지간이 아닌가? 어찌하여 해호를 추천하는 것인가?” 하고 묻자, “공께서 물으신 것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에 관한 것이지, 해호가 제 원수인지 아닌지를 물은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고 대답했다.
과연 임명된 해호는 남양현은 잘 다스려 백성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얼마 후, 평공이 다시 묻기를, “지금 조정의 법을 집행할 사람이 한명 필요한데, 누구를 임명하는 것이 적당하겠는가?” 하였다. 기황양이 “기오가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니, 평공이 다시 반문하기를 “기오는 그대의 아들이 아니오. 어찌 아들을 추천할 수 있소?”, “공께서는 누가 적임자인지를 물으신 것이지, 기오가 제 아들인지 아닌지를 물은 것은 아닙니다.” 하였다. 과연 기오 역시 모든 일을 공명정대하게 처리하고 칭송을 받았다. 그 후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공자는 기황양을 대공무사의 사람이라고 칭찬했고 여기에서 대공무사라는 고사가 생겨났다고 한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다. 가을을 일컫는 말.

몽골고원과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널리 퍼져 유목생활을 하던 흉노는 근 2000년 동안 중국 왕조와 백성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흉노는 해마다 가을철에 중국 북방 변경의 농경지대를 약탈하여 기나긴 겨울 동안의 양식을 마련했으므로, 북방 변경의 중국인들은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찌는(天高馬肥)’ 가을만 되면 언제 흉노의 침입이 있을지 몰라 전전긍긍했다고 한다.

당나라 초기 시인 두심언이 북방의 흉노를 막기 위해 출정하는 친구 소미도에게 써 준 시에 천고마비의 유래가 있다.

雲淨妖星落 구름은 깨끗한데 요사스런 별 떨어지고,
秋高塞馬肥 가을 하늘 드높으니 변방의 말은 살이 찌네.
據鞍雄劍動 말안장에 올라앉아 영웅검을 휘두르며,
搖筆羽書飛 붓을 휘둘러 승전보를 전하리.

朱門酒肉臭
路有凍死骨
榮枯咫尺異
惆悵難再述
고관들 대문 안에 술과 고기 내음,
길가에는 얼어 죽은 해골들.
영화와 빈곤이 문 안팎으로 다르니,
너무나 서글퍼 다시 적기가 어렵다네.

장안長安에서 봉선현奉先縣으로 가는 길에 읊는 소회所懷. 제목을 줄여서 ‘두보(杜甫)의 영회(詠懷)’라고도 함.

물과 물고기의 사귐. 아주 친밀하여 떨어질 수 없는 사이.

유비는 삼고초려 후 제갈공명을 얻고 절대적으로 신뢰하게 되었다. 그러나 관우와 장비는 자기들보다 공명을 더 중히 여기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게 되었다. 유비는 관우와 장비 등을 위로하여 이렇게 말했다.

“내가 제갈공명을 얻은 것은 마치 물고기가 물을 얻은 것과 같다. 즉 나와 제갈공명은 물고기와 물과 같은 사이이다. 아무 말도 하지 말기를 바란다.”
孤之有孔明 猶魚之有水也 願諸君勿復言.

風雲之會(풍운지회) : 구름이 용을 만나고 바람이 범을 만났다는 뜻으로 명군(明君)과 현상(賢相)이 서로 만나다.

– 삼국지

먹을 가까이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검어진다는 뜻으로, 사람도 주위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한 말.

“무릇 쇠와 나무는 일정한 형상이 없어 겉틀에 따라 모나게도 되고 둥글게도 된다. 또 틀을 잡아 주는 도지개가 있어 도지개에 따라 습관과 성질이 길러진다. 이런 까닭으로 주사(朱砂)를 가까이 하면 붉게 되고, 먹을 가까이 하면 검게 된다(故近朱者赤 近墨者黑). 소리가 조화로우면 울림이 맑고, 형태가 곧으면 그림자 역시 곧다.”

– 태자소부잠

어릴 때 같이 대나무 말을 타고 놀던 벗이란 뜻. 어렸을 때의 벗이나 어렸을 때부터 오랜 친구를 의미함.

진(晉 : 東晉)나라 12대 황제인 간문제(簡文帝 : 371-372) 때의 일이다.

촉(蜀) 땅을 평정하고 돌아온 환온(桓溫)의 세력이 날로 커지자 황제는 환온을 견제하기 위해 학식과 덕망이 높은 은호(殷浩)라는 이를 건무장군(建武將軍) 임명했다. 사실 은호는 환온과 어렸을 때부터 막역한 사이였지만 은호가 벼슬길에 나아가는 그날부터 두 사람은 정적(政敵)이 되어 반목(反目)했다.
그 무렵 중원 땅에서 내분이 일어나자 진나라에서는 은호를 중원장군에 임명하여 중원 땅을 정복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대군을 이끌고 간 은호는 대패하고 말았다. 그러자 환온은 기다렸다는 듯이 은호를 규탄하는 상소(上疏)를 올려 그를 변방으로 귀양 보내고 말았다.

그리고 환온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은호는 나와 ‘어릴 때 같이 죽마를 타고 놀던 친구[竹馬故友]’였지만 내가 죽마를 버리면 은호가 늘 가져가곤 했지. 그러니 그가 내 밑에서 머리를 숙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환온이 끝까지 용서해 주지 않음으로 해서 은호는 결국 변방의 귀양지에서 생애를 마쳤다고 한다.

가난하고 천할 때의 벗은 잊어서는 안 된다.

옛날 越(월)지방에선 처음 친구를 사귈 때 함께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그대는 수레를 타고 나는 삿갓을 썼어도 후에 만나면 수레에서 내려 인사하시오. 나는 걷고 그대는 말을 탔어도 후에 만나면 말에서 내리시오.”

‘수레 타고 삿갓 쓰다.’의 뜻인 乘車戴笠(승거대립)은 바로 우정이 두터워 빈부나 귀천에 의해 변하지 않음을 비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