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친구(親舊)"의 글 태그

물과 물고기의 사귐. 아주 친밀하여 떨어질 수 없는 사이.

유비는 삼고초려 후 제갈공명을 얻고 절대적으로 신뢰하게 되었다. 그러나 관우와 장비는 자기들보다 공명을 더 중히 여기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게 되었다. 유비는 관우와 장비 등을 위로하여 이렇게 말했다.

“내가 제갈공명을 얻은 것은 마치 물고기가 물을 얻은 것과 같다. 즉 나와 제갈공명은 물고기와 물과 같은 사이이다. 아무 말도 하지 말기를 바란다.”
孤之有孔明 猶魚之有水也 願諸君勿復言.

風雲之會(풍운지회) : 구름이 용을 만나고 바람이 범을 만났다는 뜻으로 명군(明君)과 현상(賢相)이 서로 만나다.

– 삼국지

‘마음이나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이는 일 또는 그러한 사람들이 모여서 사업이나 어떤 일을 추진할 때’를 뜻하는 말로 자주 쓰인다.

삼국지의 유비, 관우 장비는 장비의 부탁으로 그의 후원 복숭아밭(도원桃園)에서 다음과 같이 맹세하였다.

念劉備關羽張備 雖然異姓 旣結爲兄弟 則同心協力 求困扶危 上報國家 下安黎庶. 不求同年同月同日生 但願同年同月同日死. 皇天后土 實鑑此心 背義忘恩 天人共戮

생각건대 유비와 관우와 장비는 비록 성이 다르다 할지라도 이미 형제를 맺으려고 하니, 곧 마음을 한가지로 하고 힘을 합쳐, 곤란함을 구원하고 위태함을 도와, 위로는 국가에 보답하고 아래로는 만민을 편안하게 하리라.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에 태어남을 구하지 않더라도, 단지 원하는 것은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에 죽으려 한다. 황천과 후토는 진실로 이 마음을 보시고, 의에 배반하고 은혜를 잊는다면 하늘과 사람이 함께 죽일 것이다.

만만릿길 나서는 길
처자(妻子)를 내맡기고
맘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순간
구명대(救命帶)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死刑場)에서
‘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誘惑)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배우고 그것을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않겠는가? 친구가 있어 먼 곳으로부터 찾아온다면 또한 즐겁지 않겠는가?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성내지 않는다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 有朋自遠方來면 不亦樂乎아 人不知而不慍이면 不亦君子乎아?)”

하였다. – 논어.학이.1장

관중과 포숙아의 사귐, 영원히 변치 않는 참된 우정.

춘추시대 제나라에 관중과 포숙아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당시 제나라는 폭군 양공으로 인해 혼란에 빠져 있어 공자 규는 관중과 함께 노나라로 망명(亡命)했고, 규의 동생인 소백은 포숙과 함께 거나라로 망명했습니다. 이후 양공이 권력 쟁탈전(爭奪戰) 끝에 살해되어 군주의 자리가 비게 되자, 공자 규는 관중을 보내 소백을 암살(暗殺)하고자 하였으나 실패하여 소백이 군주의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후에 소백에게 잡힌 규는 자결하였고 관중은 사형 집행을 눈앞에 두었습니다. 이때 포숙은 소백에게 천하의 패자(霸者)가 되기 위해서는 관중을 재상으로 등용(登用)해야만 한다고 말합니다. 결국 관중은 자신이 죽이려던 자 휘하(麾下)에서 재상이 되었습니다. 관중은 훗날 말하기를 “일찍이 내가 가난할 때 포숙과 함께 장사를 했는데, 이익을 나눌 때 나는 내 몫을 더 크게 했다. 그러나 포숙은 나를 욕심쟁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내가 가난함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사업을 하다가 실패하였으나 포숙은 나를 어리석다고 말하지 않았다. 세상 흐름에 따라 이로울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내가 세 번 벼슬길에 나아갔다가 번번이 쫓겨났으나 포숙은 나를 무능(無能)하다고 말하지 않았다. 내가 시대를 만나지 못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내가 싸움터에 나가 세 번 모두 패하고 도망쳤지만 포숙은 나를 겁쟁이라고 비웃지 않았다. 내게 늙으신 어머니가 계심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를 낳은 이는 부모님이지만 나를 알아준 이는 포숙이다.”

– 사마천.사기열전.

도듬책방 유튜브를 구독해 주세요. 고전을 낭독해 나가겠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관포지교, 친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도듬책방 구독하기

洛陽訪才子
江嶺作流人
聞說梅花早
何如此地春
낙양으로 옛 친구를 찾아갔더니,
강령땅의 유배객이 되었다 하네.
그곳은 매화꽃이 일찍 핀다는데,
이곳 낙양의 봄은 어찌하겠는가.

습유(拾遺) – 습유보과(拾遺補過)의 준말. 왕의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잡는 옛 시절의 언론직.
유인(流人) – 유배를 간 사람.

시인은 낙양으로 원씨 성을 가진 옛 친구(才子)를 만나러 갔다. 시인은 그 친구가 똑똑하고 재주 있는 친구(才子) 이니 아마도 임금의 사랑을 받아 잘 살고 있었을 줄 알았는데 그 친구는 강령으로 귀양을 갔다 한다. 친구가 유배 간 그곳에는 매화가 일찍 핀다고 들었는데, 친구 없는 낙양의 봄은 쓸쓸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