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뉴스속한자어"의 글 태그

안○○ “좌고우면 않고 통합 전진…’75% 찬성’에 논란은 명분없어”
조선일보-2017. 12. 30.

좌고우면은 ‘왼쪽을 돌아보고 오른쪽을 곁눈질한다’는 뜻입니다. 이 고사성어는 조조의 셋째 아들 조식이 오질에게 보낸 편지 <여오계중서>에서 유래된 고사성어라고 합니다.

오질은 재능과 학식이 매우 출중하였는데, 조식은 여오계중서에서 그를 고금을 통틀어 견줄만한 사람이 없다고 칭찬하였습니다.
“술잔에 가득한 술이 앞에서 넘실거리고, 퉁소와 피리가 뒤에서 연주될 때면, 그대는 마치 독수리처럼 몸을 일으켜 봉황이 살피고 호랑이가 보는 듯이 하였습니다. 그와 같은 모습은 유방의 이름난 신하인 소하나 조참도 필적할 수 없고, 흉노를 무찌른 위청이나 곽거병도 그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왼쪽을 돌아보고 오른쪽을 살펴보아도 마치 앞에 사람이 없는 듯이 한다고 할 것이니, 그야말로 그대의 장대한 포부가 아니겠습니까!(若夫觴酌凌波於前, 簫笳發音於後, 足下鷹揚其體, 鳳歎虎視, 謂蕭曹不足儔, 衛霍不足侔也. 左顧右眄, 謂若無人. 豈非吾子壯志哉!)”.출처: 두산백과
‘소하’와 ‘조참’은 한고조 유방을 도와 천하를 통일한 참모들이고, ‘위청’과 ‘곽거병’은 한무제의 장군들로 흉노를 정벌한 명장입니다.

이 글에서 좌고우면은 조식이 오질의 의기양양하고 자신만만한 그의 모습을 빗대서 형용한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좌고우면은 원래 좌우를 바라보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는 말로 사용되었는데, 지금은 주변의 눈치를 살피거나, 어떤 일에 대한 고려(考慮)가 지나쳐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는 태도를 비유하는 말로 사용합니다.

최저임금 인상의 모순…”저임금 근로자, 근무시간·월급 줄었다”(종합). 아시아경제. 2018.12.14

모순 한자의 뜻은 창과 방패입니다. 모순의 속뜻을 제대로 알려면 고사를 함께 알아야 합니다.

옛날 중국 초나라에 방패와 창을 파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자신이 파는 물건을 자랑하며 말했다.
“이 방패는 아무리 강하고 예리한 창도 절대 뚫을 수 없다. 그리고 이 창의 날카로움은 어떤 방패든지 뚫지 못하는 것이 없다.”
그러자 구경꾼 하나가 되물었다.
“그러면 그대의 창으로 그대의 방패를 뚫는다면 어찌되겠소?”하니, 그 장사꾼이 대답을 못 하였다.

모순은 이 이야기에서 유래한 고사성어로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 또는 자신이 한 말이나 행동이 서로 일치되지 않음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최저임금인상의 모순이란 최저임금은 올랐는데 도리어 월급이 줄어드는 상황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겠죠.

설대목 어쩌나…화재피해 상인들 망연자실
연합뉴스TV – 2019. 2. 1.

망연자실은 아득해져서 제 정신을 잃었다는 뜻입니다. 너무 황당한 일을 당하면 정신이 나가고 멍해지죠? 그게 바로 망연자실입니다.

보통 ‘연然’자는 접미사로 쓰일 때는 어떠한 상태나 그러한 모양을 뜻하는데요, 태연泰然하다, 자연自然스럽다 할 때의 ‘연’입니다. 네이버 사전에서 ‘연’자를 찾아보면 ‘그것인 체함’ 또는 ‘그것인 것처럼 뽐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라고 하네요.

살면서 망연자실해지는 일을 당해도 버티고 힘을 내면 쨍하고 다시 해뜰날이 돌아오겠죠?

백서는 정부가 국민에게 정치나 행정에 관해 알리는 공식 보고서를 지칭합니다. 이 말은 17세기 영국 정부의 공식문서에 기원을 두고 있는데요, 정부의 보고서 표지에는 흰 표지를 의회의 보고서에는 푸른 표지를 붙인데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나라마다 색깔이 좀 다른데 프랑스는 황서(黃書), 이탈리아는 녹서(綠書), 우리 나라, 미국, 독일 등은 백서(白書)라고 부릅니다.

아직 ‘자화자찬’ 박수 칠 때 아니다탄력근로제 확대 발표… 민주노총·양대 …
현장언론 민플러스-2019. 2. 20.

자화자찬이란 자기 그림을 자기가 찬讚하다라는 뜻입니다. 옛날 그림을 보면 한켠에 글이 쓰여져 있는데, 그것을 찬이라 부릅니다. 이 찬을 쓰는 사람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과 각각인 경우도 있지만 때론 그림을 그린 사람이 직접 찬을 쓰기도 하는데 이것이 바로 자화자찬이라고 하네요.
현재 자화자찬은 ‘스스로 자신을 칭찬하다’, 또는 ‘자신이 한 일을 스스로 자랑하다’라고 뜻으로 쓰이지만, 실제 자찬을 쓸 때는 좋은 말만 쓰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냉정冷情한 평가나 힐난詰難 하는 글을 쓰기도 하였다고 하니, 자화자찬의 원래 의미는 지금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것 같습니다.

“금지옥엽 기른 명태… 국민보물로 돌아오길”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 동아일보-2019. 1. 12.

금지옥엽은 금으로 만든 가지와 옥으로 만든 나뭇잎을 지칭하는 말로서 세상에 둘도 없는 귀한 자손을 뜻합니다. 원래는 임금의 가족이나 자손들을 가리키는 존칭(尊稱)이었지만 지금은 본인의 자녀나 손자, 손녀에게 금지옥엽같은 내 아이들 등으로 활용하지요.
예로부터 부모와 자식을 얘기할 때 부모는 나무에, 자식은 가지나 잎에 비유하곤 하였습니다. 소학에 나오는 문장 하나를 보겠습니다.
“군자는 공경하지 않음이 없으나 신체를 공경함을 으뜸으로 삼는다. 신체란 것은 부모의 가지이니 어찌 공경하지 아니하랴. 그 몸을 공경하지 못하는 것은 부모를 다치게 하는 것이며, 부모를 다치게 하는 것은 그 뿌리를 다치게 하는 것과 같다. 그 뿌리가 다치면 가지도 따라서 망하게 된다.”
君子無不敬也 敬身爲大 身也者. 親之枝也, 敢不與敬其身. 不能敬其身, 是傷其親. 傷其親, 是傷其本. 傷其本, 枝從而亡. – 소학
효경에는 ‘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 신체발부 수지부모 불감훼상 효지시야’라고 하였습니다. 신체발부는 부모님에게서 받은 것이니 감히 이것들을 훼손하지 않음이 효의 시작이다라는 뜻입니다.
부모의 가지와 같은 우리의 몸. 내 몸을 다치게 하는 것은 부모를 다치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내 몸을 건강하게 지키는 것, 그것이 금이야 옥이야 키워주신 부모님께 하는 효도의 첫 걸음이 아닐까요.

손○○ “부동산·유물 국가에 기부”…野 “후안무치”
한국경제-2019. 1. 23.

국정농단 사과 없이 정계 뛰어든 황○○…여야 “후안무치”
한겨레-2019. 1. 15.

후안무치는 ‘낯가죽이 두껍고 부끄러움을 모르다’는 뜻입니다.
이 고사성어는 중국 하나라의 계임금의 아들 태강의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태강은 사냥을 좋아해서 매일 사냥에 몰두하며 정치에는 소홀해 결국에는 나라를 빼앗기게 되고, 태강의 다섯 동생들은 나라를 망친 형을 원망했습니다. 형을 원망하며 부른 노래가 ‘오자지가’인데, 그 중 막내 동생의 부른 노래 구절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萬姓仇予, 予將疇依. 鬱陶乎予心, 顔厚有恥.
백성들이 우리를 원수로 여기니, 장치 우린 누구를 의지할 것인가. 답답하고 서럽기 그지 없는 이 마음이여, 얼굴이 뜨겁고 부끄러워지는구나.
이 시의 ‘후안顔厚’과 논어의 위정편에 나오는 무치無恥라는 말과 합쳐져서 후안무치가 되었다고 합니다.

후안무치는 낯가죽이 두꺼워 뻔뻔하고 부끄러워 할 줄 모르는 사람을 비꼬는 의미로 많이 사용합니다. 이 고사성어가 최근 정치뉴스에 많이 등장해서 공부해 보았는데, 정치 기사에서 사라져야될 고사성어 아닐까요?

中외교정책 ‘도광양회’로 돌아가나…시진핑, 무역전쟁으로 시험대 올라
경상일보-2018. 7. 9.

도광양회는 빛을 감추고 어둠속에서 은밀隱密히 힘을 기른다는 뜻입니다.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유비가 여포에게 패하고 조조의 식객으로 들어갔을 때의 일이다. 싸움터를 전전하면서 천하를 다투었던 유비가 느닷없이 채마밭을 가꾸기 시작한다. 조조에게 자신의 재능을 숨기고 천하를 차지하는 일에 관심이 없음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조조는 의심이 많은 인물. 어느 날 조조는 유비를 술자리에 불러 은근히 물었다.
“당대의 영웅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하오?”
유비는 자신을 제외하고 여러 인물의 이름을 대었다. 그러자 조조는 정색을 하며
“진짜 영웅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나와 당신이 아니겠소?”
이 말에 유비는 두려워하는 얼굴 빛을 보인다. 마침 번개까지 치자 유비는 두려워하는 모양새로 음식을 집던 젓가락까지 떨어뜨리는 열연을 펼친다. 이에 조조는 유비에 대한 경계심을 풀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에서 유래한 도광양회는 자신의 재능이나 명성을 드러내지 않고 인내하면서 참고 기다린다는 의미를 담게 되었습니다. 보통 상대적인 약자가 모욕을 참고 견디면서 힘을 갈고 닦을 때 자주 인용됩니다.
내가 아직 힘이 없을 때는 섣불리 자신의 힘이나 재능을 드러내기 보다는 물속에 잠긴 용처럼 힘을 감추고 기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일방적 수세’ 日, 파상공세 사우디 1-0 꺾고 베트남과 8강전
조선일보-2019. 1. 21.

파상공세에서 파상波狀이란 물결과 같은 형상을 뜻하고 공세攻勢는 공격하는 세력이나 태세를 뜻합니다. 그러니 파상공세란 물결이 연달아 밀려오듯 쉬지 않고 연속적으로 공격하는 모습을 말합니다.

끊임 없이 쉬지 않고 치는 파도는 두터운 바위도 무너뜨리지요. 아무리 강한 상대도 쉴 틈 없는 공격은 견디기 힘들테니까요.

비슷한 뜻은 아니지만 수적천석水滴穿石이라는 한자성어가 있습니다. 방울 방울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뜻으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쉽게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꾸준히 실천함으로서 이룰 수 있다는 뜻입니다.

어떤 일을 시작하기로 하셨나요? 물방울 처럼 작아 보이는 일이라도, 쉬지 않고 밀려오는 파도처럼 실천한다면 못 이룰 일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