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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남은 시간이 없음을 이르는 말.

춘추시대 오자서는 초나라 평왕에게 아버지와 형이 죽임을 당하고 자신은 홀로 오나라로 망명하였다. 오자서는 9년 후 오나라 왕 합려를 도와 초나라로 들어가 수도를 함락시켰지만, 원수인 평왕은 이미 죽고 없었으며, 그 후계자 소왕의 행방 또한 알 수 없었다. 그러자 오자서는 아버지와 형의 복수를 하기 위해 평왕의 무덤을 파헤치고 그 시신을 꺼내 300번이나 채찍질을 가한 후에야 그만두었다. 그러자 초나라의 충신 신포서는 오자서의 행동을 잔인하다고 하며, “그대는 본래 평왕의 신하로서 왕을 섬겼는데 지금 그 시신을 욕되게 하였으니, 이보다 더 천리(天理)에 어긋난 일이 또 있겠는가?” 하였다. 이 말을 들은 오자서는 “해는 지고 갈 길은 멀어, 도리에 어긋난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吾日暮途遠 故倒行而逆施之).”고 하였다고 한다.

– 사기.오자서전

천 가지 매운 일과 만 가지 괴로움. 마음과 힘을 다해 수고롭게 하면서 애씀을 비유한 말.

“전해 내려오는 경문에 이르기를, 부모가 자식을 낳아 돌보고 기르는 것이 천신만고이니, 추위도 애가 우는 소리도 결코 꺼리지 않는다(前來經文說 父母種種養育 千辛萬苦 不憚寒喧).”

– 돈황문헌

백번 활을 쏘아 백번 모두 맞히다. 목표로 삼은 것이 딱 들어맞았을 거나, 계획했던 일들이 예상대로 모두 순조롭게 성사됨을 비유.

춘추시대 초나라 공왕이 진나라 장수인 위기의 화살에 맞아 눈을 크게 다친 일이 있었다. 화가 난 공왕은 신궁(神弓)으로 이름 난 양유기에게 화살 두 개를 주면서 원수를 갚아 달라고 하자, 양유기는 화살 한 대를 날려 위기를 죽이고 다른 한 대는 다시 돌려주었다고 한다. 초나라에는 또 명궁으로 이름 난 반당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 날 반당이 오십 보 떨어진 곳에 과녁을 설치해 놓고 화살을 날려 과녁 가운데를 정확히 맞히며 활 솜씨를 뽐내고 있었다. 양유기는 반당에게, “오십 보 앞에서 화살을 날려 과녁을 맞히는 것이 뭐가 그리 대단한가. 적어도 백보는 먼 거리에서 쏘아 맞혀야 활솜씨가 제법이라고 할 수 있지.” 라며 비아냥거렸다. 이 말에 화가 난 반당은 백 보 떨어진 곳에 있는 버드나무 잎 세 개에 점을 표시해 놓고 양유기에게 맞혀보라고 하였다. 양유기는 활을 연속해서 세 번 쏘아 잎을 차례로 떨구었는데, 화살은 모두 버드나무 잎 한가운데를 꿰뚫었다고 한다.

한 번 들어 둘을 얻는다. 한 가지의 일로 두 가지의 이익을 보는 것.

전국시대 진나라 혜왕은 초나라의 사신 진진에게 한나라와 위나라를 공격하는 문제에 대해 물었다. 진진은 옛 고사를 들어 말했다. “변장자라는 이가 있어 범을 찔러 죽이고자 하였는데 여관을 지키는 심부름꾼이 이를 만류(挽留)하면서 ‘두 범이 방금 막 소를 잡아먹으려 싸우고 있으니 싸우게 되면 곧 큰 놈은 다치고 작은 놈은 죽을 것입니다. 그 때 다친 놈을 찔러 죽이면 일거에 두 범을 잡았다는 이름을 얻게 될 것입니다.’ 변장자가 그 말을 듣고 그 말이 옳다고 생각되어 두 범이 싸우기를 기다렸습니다. 잠시 후에 두 범이 싸워서 큰 놈은 다치고 작은 놈은 죽으니, 변장자가 다친 놈을 찔러 죽이니 과연 두 마리 범을 잡은 공이 있었다고 합니다.”

– 전국책

우공이 산을 옮기다. 어떤 일이라도 끊임없이 노력하면 반드시 이루어짐.

우공이라는 노인은 높이가 만 길이나 되는 태행산(太行山)과 왕옥산(王玉山) 사이의 좁은 땅에 살고 있었다. 두 산이 집 앞뒤를 가로막고 있어 왕래에 불편함을 느낀 우공은 가족을 모아 놓고 “더 이상 멀리 돌아다닐 필요가 없도록 이 산을 모두 깎아버리고 싶은데 너희들 생각은 어떠하냐?”하고 물으니, 가족들은 모두 찬성하여 다음날부터 산을 깎기 시작했다. 이를 지켜보던 이웃이 ‘살아생전에 산은커녕 언덕 하나도 없애지 못할 것’이라며 비웃자, 우공은 태연히 말했다. ‘내가 죽으면 아들이 하고, 아들은 또 손자를 낳고 손자는 또 아들을…‥. 이렇게 자자손손(子子孫孫) 계속하면 언젠가는 저 두 산이 평평해질 날이 오겠지.’ 주위에서 이 말을 들은 산신령은 산이 진짜로 없어질까 두려워하며 옥황상제에게 알렸다. 그러자 우공의 끈기에 감동한 옥황상제는 산을 옮겨주었다고 한다.

– 열자.탕문편

주머니 속의 송곳.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드러나게 됨을 이르는 말.

전국시대 말 진나라가 조나라를 침공하여 수도 한단이 포위되었다. 조나라의 왕 혜문왕은 초나라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평원군(平原君)을 보내기로 했다. 평원군은 자신의 많은 식객 중 지혜와 용기가 있는 사람 20명을 뽑아 동행하고자 했지만 한 사람이 부족했다. 그 때 모수가 자천(毛遂自薦)하자, 평원군이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송곳이 주머니 속에 있는 것처럼 그 끝이 드러나는 법인데, 그대는 내 집에 들어와서 3년이 되었으나 내가 들은바가 없으니 이것은 그대가 가진 재주가 보잘 것 없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하자 모수가 “그것은 아직 제가 주머니 속에 넣어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주머니 속에 넣어만 주시면 송곳의 끝 뿐만 아니라 송곳자루까지 내보이겠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 사기.평원군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