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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政治)"의 글 태그

울면서 마속의 목을 자르다. 삼국지에서 비롯된 이야기로 원래는 ‘법이나 기강등을 바로 세우기 위해 희생을 치르다’는 뜻이나 현재는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아끼는 사람을 버리다’는 의미로 주로 정치권에서 사용된다.

촉나라 군사(軍師) 제갈량은 장수 마속에게 군사를 주고 조조의 대군을 맞아 길목을 지켜 조조군의 진출을 차단하고, 높은 곳은 피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전장에 도착한 마속은 지형을 살펴보고는 자신이 알고 있는 군사이론을 들먹이며 제갈량의 지시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병력을 배치했다가 싸움에 크게 지고 촉나라 군은 크게 불리해지게 된다. 제갈량은 평소 유능한 마속을 매우 아꼈으나, 군령을 세우기 위해서는 하는 수 없다며 울면서 마속을 처형했다고 한다.

조국 “민간인 사찰은 삼인성호…정치적 이용 개탄스러워” – 조선일보.2018.12.31.

연말 국회에 출석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말이다.
삼인성호는 중국 전국시대의 고사이다. 위나라의 왕으로부터 총애를 받던 신하 방공이 태자와 함께 조나라의 한단으로 인질로 가게 되었다. 방공은 떠나기 전에 왕에게 물었다.
“한 사람이 번화한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왕께서는 믿으시겠습니까?”
“믿지 않을 것이오.”
“그러면 두 사람이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있다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역시 믿지 않을 것이오.”
“그러면 세 사람이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있다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왕이 대답하길 “만일 세 사람이 말한다면 믿을 것 같소.”
그러자 방공은,
“번화한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없다는 것은 모두 다 아는 일입니다. 그러나 세 사람이 모두 같은 말을 한다면 없는 호랑이도 생겨날 수가 있습니다. 지금 제가 가려는 한단은 위나라의 저잣거리 보다 멀고, 저를 헐 뜯는 사람은 세 사람 보다 많을 것이니, 원컨대 왕께서는 다른 신하의 말을 잘 살피고 신을 헐뜯는 말을 믿지 마시길 바랍니다.”
왕은 알겠노라 약속을 했으나, 훗날 방공이 한단에서 돌아왔을 때, 끝내 왕을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이 고사에서 유래한 삼인성호는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하면 믿게 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조국 수석이 말한 삼인성호가 뜻하는 바는 어떤 진실의 여부와는 관계없는 일방적인 주장이 여과 없이 언론을 통해 보도됨으로써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표현한 것이다.

지록위마는 교수신문에서 2014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혔다. 그 해는 세월호 참사 사건이 있었던 해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곽복선 경성대 중국통상학과 교수는

“2014년은 수많은 사슴들이 말로 바뀐 한 해… 온갖 거짓이 진실인양 우리 사회를 강타했다.” – 2014.12

고 했다.
지록위마는 여러 정치상황에서도 많이 사용되는데, 그 유래가 정치와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다’라는 뜻이다. 사기(史記) 진시황본기에 보인다.

진나라의 시황제가 죽자 환관 조고는 시황제의 장자(長子) 부소를 죽이고 시황의 막내 아들 호해를 즉위시켰다. 그 후 경쟁 상대인 승상 이사(李斯)를 제거하고 자신이 승상이 되어 실권을 좌지우지(左之右之)하였다. 왕이 될 욕심까지 생긴 조고는 자기를 반대하는 신하를 가려내기 위해 어느 날 사슴을 가지고 와서 호해에게 “말을 바칩니다.” 하니 호해가 웃으며 “이것은 사슴이 아니냐?” 하고 좌우에게 물어 보니, 어떤 자는 ‘말입니다.’라고 하여 조고의 말을 따랐고, 그 중에는 ‘아닙니다.’라고 부정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조고는 아니라고 말한 사람들을 후에 죄를 씌워 죽였다. 그 후 궁중에는 조고의 말에 반대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록위마는 윗사람을 농락하고 권세를 함부로 부리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또는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우겨 강제로 믿게 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권력이나 돈 등을 이용해 진실을 가리는 행동을 비판할 때, 또는 윗 사람을 농락하고 마음대로 권세를 휘두르는 상황을 비유하거나 그러한 사람을 가리켜 사용한다.

지록위마를 잇는 2014년 올해의 사자성어 2위는 ‘삭족적리削足適履’다. 삭족적구라고도 한다. 삭족적리는 ‘발을 깎아 신발을 맞춘다’는 뜻으로 합리성을 무시하고 억지로 적용하는 것을 비유한다. 원칙이 없는 사회를 비유하거나, 실제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부적합한 규정에 무리하게 끼워 맞추려고 애쓰는 아둔한 사람을 의미하게 되었다. 삭족적리는 회남자에 보이는데, 신발을 사러 간 남자가 신발이 작아 자신의 발에 맞지 않자 자기의 발을 깎으려고 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하였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경찰에 출석하며 경찰 수사에 대한 취재진들의 질문에,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濫用한 적이 없다. 법과 원칙에 따라 합리적인 결정이 나 사필귀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 2018. 10.
  여기서 ‘사필귀정이 될 것으로 기대하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사필귀정은 ‘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 곳으로 돌아가다.’라는 뜻이다. 즉 올바르지 못한 것이 일시적으로 통용되거나 기승을 부릴 수는 있으나, 결국 오래가지 못하고 마침내 정의가 이기게 되어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이재명 지사의 ‘사필귀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는 말에는 자신을 향한 의혹들을 부인함과 동시에 ‘내가 지금 억울하게 오해를 받고 있지만, 나중에는 반드시 진실이 드러나고 자신의 결백이 모두 증명될 것이다.’ 라는 뜻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