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하가 말하길,
“어진 이를 어질게 여기되 여색(女色)을 좋아하는 마음과 바꿔하며, 부모(父母)를 섬기되 능히 그 힘을 다하며, 인군(人君)을 섬기되 능히 그 몸을 바치며, 붕우(朋友)와 더불어 사귀되 말함에 성실함이 있으면 비록 배우지 않았다고 말하더라도 나는 반드시 그를 배웠다고 이르겠다.(賢賢하되 易色하며 事父母하되 能竭其力하며 事君하되 能致其身하며 與朋友交하되 言而有信이면 雖曰未學이라도 吾必謂之學矣라하리라.)”
하였다. – 논어.학이.7장
자하(子夏)는 공자(孔子)의 제자(弟子)로, 성(姓)은 복(卜)이요, 이름은 상(商)이다.
위 문장에서 언급한 네 가지는 모두 인륜(人倫)의 큰 것인데, 이것을 행함에는 반드시 그 정성(精誠)을 다해야 할 것이니, 학문(學問)은 이와 같음을 구할 뿐이다. 그러므로 자하(子夏)는 “능히 이와 같은 사람이 있다면 만일 타고난 자질(資質)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면 반드시 학문에 힘쓰기를 지극히 해서일 것이니, 비록 혹 일찍이 학문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나는 반드시 그를 이미 배웠다고 이르겠다.”고 한 것이다.
유씨(游氏)가 말하였다. “삼대(三代)의 학문(學問)은 모두 인륜(人倫)을 밝힌 것이었으니, 이 네 가지에 능하다면 인륜(人倫)에 두터우니, 배우는 도(道)가 어찌 이보다 더할 것이 있겠는가. 자하(子夏)는 문학(文學)으로 이름이 났는데도 그 말이 이와 같았으니, 그렇다면 옛사람들의 이른바 학문이란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학이(學而)〉한 편(篇)은 대저(大抵) 모두 근본(根本)을 힘씀에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