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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滕)문공이 맹자에게 ‘제나라 사람이 우리의 이웃 땅인 설(薛)땅을 빼앗고 성을 쌓아 우리 나라를 핍박(逼迫)하고자 하니 몹시 두렵습니다. 어찌하면 좋겠습니까?’하고 물으니 맹자가 대답하길,

“옛날 주 문왕의 할아버지 태왕이 ‘빈’나라에 살았는데, 이민족이 침략하자 그곳을 떠나 기산아래에서 살았으니, 그곳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어서였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선행을 행하고 기업(基業)을 창건하고 전통을 후세에 전하여 계속할 수 있게 하여 마침내 그 자손이 천하를 소유할 수 있었으니, 이것이 바로 하늘의 이치입니다. 지금 제나라를 어찌할 수 없다면 임금께서는 다만 힘써 선을 행할 뿐입니다.”

하였다. – 맹자.양혜왕장구하.14장

人間四月芳菲盡
山寺桃花始盛開
長恨春歸無覓處
不知轉入此中來
마을에는 사월이라 꽃이 모두 졌는데,
산사의 복숭아꽃 이제 피어 한창이네.
가고난 봄 찾을 길 없어 애가 탔는데,
어느 새 이곳에 와 있는 줄은 몰랐네.

大林寺(대림사) : 중국 불교 명승대찰 중의 하나.
芳菲(방비) : 향기로운 꽃을 총칭하는 말. 또는 꽃이 만개한 봄날의 풍경.

꽃이 필 때는 내 마음도 그렇게나 설레었는데, 무엇이 바쁜지 이렇다 할 꽃구경도 못했다. 그렇게 滿開하던 꽃들이 다 지고 나서야, 가버린 봄이 아쉽다. 꽃과 함께 가버린 봄은 내년에나 다시 만날 줄 알았더니, 높은 산사에 옮겨와 아직 머물고 있으니 얼마나 반가웠을까.

등(滕)문공이 맹자에게 ‘등나라는 작은 나라로 제나라와 초나라 사이에 끼어 있는데, 어느 나라를 섬겨야 합니까?’하고 물으니 맹자가 대답하길,

“그러한 계책은 제가 언급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굳이 말해야 한다면,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못을 깊이 파고 성을 높이 쌓아 백성과 더불어 지키되, 백성들이 목숨을 바치고 떠나가지 않는다면 한번 해볼 만한 일입니다.”

하였다. – 맹자.양혜왕장구하.13장

寺在白雲中
白雲僧不掃
客來門始開
萬壑松花老
절 하나 흰 구름 속에 있어,
흰 구름 스님은 쓸지 못하네.
손이 오자 비로소 문을 여니,
온 골짜기 송화 가루 날리네.

주제 : 자연 속에서 느끼는 한적한 정취
감상 : 흰 구름 속에 파묻힌 절은 속세와는 단절되어 있는 정경을 그림처럼 그려내고 있다. 손이 찾아와 비로소 문을 여니 온 골짜기에 송화 꽃이 피어 가루가 날린다. 시간의 흐름, 또는 계절의 변화도 잊고, 자연과 함께 지내는 경지가 잘 표현되어 있다.

種密移疏綠毯平
行間淸淺穀紋生
誰知細細靑靑草
中有豊年擊壤聲
빽빽한 모를 옮기니 푸른 담요 펼쳐지고,
못줄사이 맑은 물 비단 무늬가 피어나네.
누가 알까? 가늘고 푸른 저 풀잎들 속에,
풍년의 격양 노래 소리 들어 있음을.

*삽앙(揷秧) : 모내기.
*곡문(縠紋) : 비단무늬. 바람에 살랑 일렁이는 물결무늬를 가리킨다.
*격양가(擊壤歌) : 중국 堯임금 때 불린 太平聖代를 찬양한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