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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春)"의 글 태그

獨倚山窓夜色寒
梅梢月上正團團
不須更喚微風至
自有淸香滿院間
홀로 산창에 기대서니 밤기운 차가운데
매화나무 가지 끝에 둥근 달 떠오르네
구태여 부르지 않아도 산들바람 이니
맑은 향기 저절로 뜨락에 가득 하네.
정자체 손글씨
水田風起麥波長
麥上場時稻揷秧
菘菜雪天新葉綠
鷄雛蜡月嫩毛黃
무논에 바람 부니 보리물결 아름답고,
보리타작하고나니 모내기가 시작되네.
배추는 눈 내릴때 파랗게 새 잎 나고,
섣달에 깐 병아리는 노란털이 예쁘네.

蜡月(사월) 음력(陰曆) 섣달의 딴 이름
탐진 : 전라남도 강진의 옛 이름
‘탐진촌요’는 모두 15수로 구성되어 있는데, 위 시는 5번째 수.

山桃紅花滿上頭
蜀江春水拍山流
花紅易衰似郞意
水流無限似儂愁
산복숭아 붉은 꽃 산 위에 가득하고,
촉강의 봄 물은 산을 치며 흘러가네.
꽃의 붉음 쉬이 바램은 님 마음같고,
흐르는 물 끝없음은 나의 시름 같네.

儂 : 일인칭 대명사. 나.
죽지사(竹枝詞)는 당시에 퍼져있던 민요를, 유우석(劉禹錫 772∼843)이 개작한 것으로, 이 시는 죽지사 9수 중의 둘째 수이다.

無數幽花隨分開
登山小逕故盤廻
殘香莫向東風掃
倘有閑人載酒來
이름모를 꽃 철 따라 지천으로 피니,
오솔길 일부러 돌고 돌아 산 오른다.
봄바람아 남은 향기 쓸어가지 말아라.
혹시 한가한 이 술 받아 올지 모르니.

수분개(隨分開) : 분수에 따라 열리다. 인연 따라 피어나다. 철 따라 피어나다.
소경(小逕) : 오솔길.
잔향(殘香) : 남아있는 향기.

盡日尋春不見春
杖藜踏破幾重雲
歸來試把梅梢看
春在枝頭已十分
종일토록 봄 찾았지만 찾지 못하고,
지팡이 짚고 구름 쌓인 곳 헤매었네.
돌아와 매화가지 끝 잡고 향 맡으니,
봄이 이미 가지 끝에 성큼 와있었네.

杖藜 : 지팡이를 짚다.
踏破 : 험한 길이나 먼 길을 끝까지 걸어 나감. 너른 지역(地域)을 종횡(縱橫)으로 두루 걸어서 돌아다님.

春水初生乳燕飛
黃蜂小尾撲花歸
窗含遠色通書幌
漁擁香鉤近石磯
봄물 불기 시작하니 어린 제비날고,
꿀벌 작은 꼬리에 꽃가루 묻혀오네.
창문 휘장 사이 먼 경치 들어오고,
물고기 물가로 미끼 에워 몰려드네.

初生 : 물이 불기 시작함.

曉鏡但愁雲鬢改
夜吟應覺月光寒
蓬山此去無多路
靑鳥殷勤爲探看
아침 거울 앞 변한 머리 한숨짓고,
시를 읊는 밤 찬 달빛에 잠을 깨네.
임 사는 봉래산 찾아 갈 길 없으니,
청조야 날 위해 살며시 찾아가주렴.

蓬萊 : 신선이 산다는 蓬萊山.
多路 : 먼 길.
靑鳥 : 西王母의 심부름하는 새, 仙界와 연락하는 새.

相見時難別亦難
東風無力百花殘
春蠶到死絲方盡
蠟炬成恢淚始乾
만남도 어렵고 헤어짐도 어렵지만,
봄바람 약해지면 꽃들도 시드는법.
봄누에는 죽어서야 실뽑길 그치고,
초는 재가 되어야 눈물이 마르나니.

東風無力百花殘 : 꽃을 피게 하는 봄바람의 힘으로도 꽃이 지는 것을 막지 못하듯 우리의 이별도 어쩔 수 없음.

당나라 말엽의 시인 이상은(李商隱·812~858)은 15세 때 옥양산(玉陽山)에 올라 도교에 심취했는데, 그 때 한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 그가 젊음의 격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시에 담았다고 합니다. 자신의 사랑이 누에나 초와 같이 죽어서야 그칠 것이라는 구절은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