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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酒)"의 글 태그

‘말로 퍼담은 술도 마다 않는다.’는 뜻으로, 술을 매우 잘 먹음을 이르는 말.

홍문의 연회에서 항우의 모사인 범증은 유방을 죽이려고 하였으나, 정작 항우는 죽일 뜻이 없었다. 이에 범증이 항장에게 칼춤으로 유방을 죽이라 지시하였고, 이 때문에 유방의 모사였던 장량은 주군이 위험한 것을 알고 사람을 보내어 장군 번쾌를 불렀다. 번쾌가 들어와 눈을 무섭게 치겨뜨고 유방을 비호하자, 항우가 그를 보고 좋은 장수라고 말하며 그에게 술 한 말과 고기를 주었다. 번쾌는 무장을 한 채로 술 한 말을 마시고는 방패를 도마 삼아 고기를 썰어 먹었다고 한다.

無數幽花隨分開
登山小逕故盤廻
殘香莫向東風掃
倘有閑人載酒來
이름모를 꽃 철 따라 지천으로 피니,
오솔길 일부러 돌고 돌아 산 오른다.
봄바람아 남은 향기 쓸어가지 말아라.
혹시 한가한 이 술 받아 올지 모르니.

수분개(隨分開) : 분수에 따라 열리다. 인연 따라 피어나다. 철 따라 피어나다.
소경(小逕) : 오솔길.
잔향(殘香) : 남아있는 향기.

朝回日日典春衣
每日江頭盡醉歸
酒債尋常行處有
人生七十古來稀
조정에서 나오면 봄옷을 잡혀놓고,
날마다 강가에서 취하여 돌아오네.
술빚이야 가는 곳마다 늘 있지만,
인생 칠십년은 예부터 드문 일이라네.

朝回 조회에서 돌아옴.
典春衣 봄 옷을 저당 잡힘.
江頭 강 가.
尋常行處有 가는 곳 마다 늘 있음.

江上小堂巢翡翠
苑邊高塚臥麒麟
細推物理須行樂
何用浮名絆此身
강 위 작은 정자엔 물총새 깃들고,
동산 가 무덤 앞엔 기린상 누워있네.
삶은 모름지기 즐김 만한 것 없으니,
어찌 헛된 이름에 이 몸을 얽어매리.

細推物理 사물의 변화 이치를 추리해 봄.

一片花飛減却春
風飄萬點正愁人
且看欲盡花經眼
莫厭傷多酒入脣
한 조각 꽃잎 날려 봄날은 가고,
흩날리는 꽃보라에 시름 잠긴다.
눈앞의 꽃 잎 모두 다 떨어지니,
해롭다 한들 한 잔 술 마다하리.

減却春 봄이 사라져 감.
風飄萬點 만 조각 꽃잎이 바람에 흩날림.
正愁人 진정 시름에 잠기게 한다.
欲盡花經眼 다 지는 꽃이 눈에 뜨임.
莫厭 꺼리지 말라.

結廬在人境
而無車馬喧
問君何能爾
心遠地自偏
초가 엮어 사람들 속에 살아도,
수레 떠들썩한 소리는 없다네.
어찌 그럴 수 있냐고 그대 묻는다면,
마음 멀어지면 사는 곳도 외져진다네.

* 二十首 가운데 다섯 번째 작품, 내용은 음주와 무관하다.
– 車馬 : 수레와 말, 高官이나 官吏들이 타는 수레 소리, 벼슬에 뜻이 없으므로 官吏들이 찾아오는 일이 없음

도연명은 술을 마시면서 느낀 감흥을 〈음주〉라는 제목에 담아 모두 20수의 시를 남겼는데, 위의 시는 제5수 중 일부분. 몸은 비록 속세에 있지만 마음이 속세의 명리(名利)를 떠나 있으니, 찾아오는 사람도 없이 문 앞이 항상 조용하다.

다음은 음주시 서문(序文)

余閑居寡歡 兼比夜已長 偶有名酒 無夕不飮。顧影獨盡 忽焉復醉 既醉之後 輒題數句自娛 紙墨遂多。辭無詮次 聊命故人書之 以爲歡笑爾。

내가 조용히 살다 보니 즐거운 일이 별로 없었다. 게다가 요즘 밤도 길어 졌는데, 우연히 귀한 술이 생겨 저녁마다 마시지 않은 적이 없었다. 등불에 비추인 그림자를 벗 삼아 혼자서 다 비우고 문득 취해 버렸다. 취한 후에는 자주 시 몇 구를 지어 보고 혼자서 즐기곤 했다. 짓다 보니 여러 수(首)가 되었지만 잘 정리해 놓지는 못했다. 그래서 친구에게 다시 정서해 달라고 했으니 같이 기쁘게 웃고 싶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