須行醉酒頻
一成辭世去
難免九泉賓
모름지기 자주 술에 취하라.
이 세상 한 번 떠나가면,
황천객을 면키 어렵나니.
연산12년 5월 24일
연산12년 5월 24일
‘말로 퍼담은 술도 마다 않는다.’는 뜻으로, 술을 매우 잘 먹음을 이르는 말.
홍문의 연회에서 항우의 모사인 범증은 유방을 죽이려고 하였으나, 정작 항우는 죽일 뜻이 없었다. 이에 범증이 항장에게 칼춤으로 유방을 죽이라 지시하였고, 이 때문에 유방의 모사였던 장량은 주군이 위험한 것을 알고 사람을 보내어 장군 번쾌를 불렀다. 번쾌가 들어와 눈을 무섭게 치겨뜨고 유방을 비호하자, 항우가 그를 보고 좋은 장수라고 말하며 그에게 술 한 말과 고기를 주었다. 번쾌는 무장을 한 채로 술 한 말을 마시고는 방패를 도마 삼아 고기를 썰어 먹었다고 한다.
수분개(隨分開) : 분수에 따라 열리다. 인연 따라 피어나다. 철 따라 피어나다.
소경(小逕) : 오솔길.
잔향(殘香) : 남아있는 향기.
朝回 조회에서 돌아옴.
典春衣 봄 옷을 저당 잡힘.
江頭 강 가.
尋常行處有 가는 곳 마다 늘 있음.
細推物理 사물의 변화 이치를 추리해 봄.
減却春 봄이 사라져 감.
風飄萬點 만 조각 꽃잎이 바람에 흩날림.
正愁人 진정 시름에 잠기게 한다.
欲盡花經眼 다 지는 꽃이 눈에 뜨임.
莫厭 꺼리지 말라.
* 二十首 가운데 다섯 번째 작품, 내용은 음주와 무관하다.
– 車馬 : 수레와 말, 高官이나 官吏들이 타는 수레 소리, 벼슬에 뜻이 없으므로 官吏들이 찾아오는 일이 없음
도연명은 술을 마시면서 느낀 감흥을 〈음주〉라는 제목에 담아 모두 20수의 시를 남겼는데, 위의 시는 제5수 중 일부분. 몸은 비록 속세에 있지만 마음이 속세의 명리(名利)를 떠나 있으니, 찾아오는 사람도 없이 문 앞이 항상 조용하다.
다음은 음주시 서문(序文)
余閑居寡歡 兼比夜已長 偶有名酒 無夕不飮。顧影獨盡 忽焉復醉 既醉之後 輒題數句自娛 紙墨遂多。辭無詮次 聊命故人書之 以爲歡笑爾。
내가 조용히 살다 보니 즐거운 일이 별로 없었다. 게다가 요즘 밤도 길어 졌는데, 우연히 귀한 술이 생겨 저녁마다 마시지 않은 적이 없었다. 등불에 비추인 그림자를 벗 삼아 혼자서 다 비우고 문득 취해 버렸다. 취한 후에는 자주 시 몇 구를 지어 보고 혼자서 즐기곤 했다. 짓다 보니 여러 수(首)가 되었지만 잘 정리해 놓지는 못했다. 그래서 친구에게 다시 정서해 달라고 했으니 같이 기쁘게 웃고 싶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