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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用語)만 알면 아는 것처럼 보이고 가르칠 수 있을 것 같은 학문(學問), 즉 문장학(文章學)이나 지리학(地理學), 연대기(年代記), 어학(語學) 같은 학문들에만 손을 댄다. 도대체 그러한 분야(分野)들이 아이들에게 무슨 소용(所用)이란 말인가? 평생(平生)에 한번이라도 그 학문들을 유용(有用)하게 써먹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단 말인가?

– 장자크루소.에밀

盡日尋春不見春
杖藜踏破幾重雲
歸來試把梅梢看
春在枝頭已十分
종일토록 봄 찾았지만 찾지 못하고,
지팡이 짚고 구름 쌓인 곳 헤매었네.
돌아와 매화가지 끝 잡고 향 맡으니,
봄이 이미 가지 끝에 성큼 와있었네.

杖藜 : 지팡이를 짚다.
踏破 : 험한 길이나 먼 길을 끝까지 걸어 나감. 너른 지역(地域)을 종횡(縱橫)으로 두루 걸어서 돌아다님.

제나라가 연나라를 정벌한지 2년이 지나 연나라가 반란을 일으켰다. 일찍이 맹자는 제나라 왕에게 연나라의 노약자들과 빼앗은 보물들을 돌려보내고, 연나라 백성들에게 물어 어진 정치를 할 군주(君主)를 세워준 뒤에 떠날 것을 권유하였다.(양혜왕장구하11) 그러나 제나라 왕이 이를 거절한 일이 있어 연나라가 반란을 일으킨 것을 맹자에게 부끄러워하였다. 그러자 제나라의 대부 진고는 주공이 관숙에게 은을 감시하라고 하였는데 관숙이 은과 함께 반란한 일을 들어 맹자에게 왕의 일을 해명 하겠다 하였다. 진고가 맹자를 만나 ‘주공은 옛 성인입니다. 그러나 관숙에게 은을 감시하라고 시켰는데 은과 함께 반란을 일으켰으니 알고서 시켰다면 이는 어질지 못한 것이고, 모르고 시켰다면 이는 지혜롭지 못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인도 잘못이 있는 것이 아닙니까?’하고 물으니 맹자가 대답하길,

“주공은 동생이요 관숙은 형이니, 주공의 허물은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옛날의 군자는 허물이 있으면 고쳤지만, 지금의 군자는 허물이 있는데도 계속하며 심지어 둘러대기 까지 합니다.”

하였다. – 맹자.공손추장구하.9장

인간(人間)의 얼굴은 단지 자연(自然)의 책임(責任)이 아니다. 습관화(習慣化)된 감정(感情)의 누적(累積)된 결과(結果)이다. 그 결과가 인간의 얼굴에 지속적(持續的)인 영향(影響)을 미친다. 그러니까 나이 들어서의 얼굴은 그 자신의 책임이라고 말할 수 있다.

– 장자크루소.에밀

제나라의 대신 심동이라는 자가 맹자에게 연(燕)나라를 정벌해도 되는지 묻자, 맹자는 된다고 대답하였다. 후에 누군가 맹자에게 제(齊)나라에게 연나라 정벌(征伐)을 권했다고 하는데 맞는지 물으니, 맹자가 대답하길,
“‘심동이 연나라를 정벌해도 되겠습니까?’하고 묻길래 ‘됩니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만일 ‘누가 정벌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었다면, 나는 ‘천리만이 정벌할 수 있습니다(爲天吏, 則可以伐之).’라고 대답했을 것입니다. 지금 제나라가 무도하기가 연나라와 같은데 정벌하는 것을 어찌 권했겠습니까?”
하였다. – 맹자.공손추장구하.8장
천리(天吏)는 공손추장구상5에 보인다. https://haesol-memo.com/천하에-적이-없는-자는-하늘이-내린-벼슬아치이다/

홀든 그는 사춘기(思春期) 소년이다. 그의 사춘기 방황(彷徨)에 관한 이야기. 그 방황을 도와 줄 어른은 없다. 아니 한명 있는 듯하지만, 홀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그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었나 보다. 호밀밭에서 놀던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그런데 그의 방황은 이야기와 함께 정말 끝이 났을까? 책 안에서 던진 그 소년의 수많은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았을까? 이 책을 읽으며 나는 홀든과 공감(共感)하였지만, 끝내 그의 방황과 물음에 대한 해답은 아직 찾지 못했다. 후에 다시 한 번 읽고 싶은 책.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역자 공경희.민음사.2001.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