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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유명한 어느 식물학자가 섬으로 식물 채집을 떠나게 되었다. 섬은 육지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그래서 식물학자는 조그만 배를 타고 건너기로 하였다.
“여보게 사공, 나를 저 섬까지 태워다 주게.”
식물학자는 마침 뱃사공을 만나 그렇게 부탁했다.
“예, 타시지요.”
착한 사공은 식물학자를 배에 태우고 섬을 향해 노를 저었다. 그런데 그 식물학자는 무척 거만했다. 자기보다 지식이 적은 사람은 무조건 깔보는 그런 사람이었다.
“여보게 사공, 자네는 몇 나라의 말을 할 줄 아는가?”
“저는 우리 나라 말밖에는 할 줄 모릅니다.”
“참 한심하군. 나는 무려 10개 국어를 할 줄 아는데.”
그렇게 말한 뒤 식물학자는 또 이렇게 물었다.
“여보게 사공, 자네는 책을 얼마나 읽었나?”
“그저 몇 권 정도밖에는 읽지 못했습니다.”
“겨우 몇 권이라고? 그럼 여태 뭐하며 살았나? 정말 한심한 일이군. 나는 수만 권의 책을 읽어 모르는 게 없는데.”
그럴 즈음 작은 배는 깊은 바다 한가운데 와 있었다. 그때였다. 하늘에서 갑자기 비가 쏟아지며 폭풍이 몰아쳤다.
“어, 어…….”
식물학자는 깜짝 놀라 뱃전을 붙잡고 잔뜩 겁에 질려 있었다. 순간 배가 훌러덩 뒤집어졌다. 식물학자와 사공은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식물학자는 수영을 할 줄 몰라 자꾸 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사공은 유유히 헤엄쳐 해변으로 빠져 나왔다. 사공은 뒤를 돌아보며 식물학자에게 말했다.
“학자님은 모르는 게 하나도 없다고 했지만 제일 중요한 생명을 구하는 방법을 모르시는 군요.”

江碧鳥逾白
山靑花欲燃
今春看又過
何日時歸年
강 짙푸르니 새 더욱 희고
산 푸르니 꽃은 더욱 붉다.
이 봄 또 객지에서 보내니,
고향 돌아갈 날 언제인가.

두보가 53세(764년) 때의 봄, 피난지 성도(成都)에서 지은 무제(無題)의 절구 2수 가운데, 두 번째 작품. 두보가 안녹산의 난을 피해 성도에 머물면서 지은 시로 기약 없이 세월만 보내면서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심정을 읊은 것.
선경후정의 구성으로 기승 – 봄날의 경치, 전결 – 고향에 대한 그리움.
푸른색, 흰색 그리고 붉은 색의 대조를 통한 시각적 이미지가 돋보임.

호기심 많은 제자가 있었다. 그는 스승한테 날마다 같은 질문을 했다.
“스승님, 제 인생의 가치는 얼마나 됩니까?”
스승은 며칠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제자의 질문이 거듭되자 스승은 돌 한 개를 내밀었다.
“이 돌을 가지고 시장에 가서 흥정을 해봐라. 하지만 팔지는 마라. 값을 쳐주는 사람만 나타나면 된다.”
제자는 자그마한 돌을 가지고 시장에 갔다.
‘이런 쓸모없는 돌을 돈 주고 사려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데 이상하게도 돌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한 사람이 두 냥을 주겠다고 했다. 다른 사람은 닷 냥을 내겠다고 했다. 제자는 몹시 기뻐하며 돌아가 스승에게 말했다.
“사람들이 이 쓸모없는 돌을 글쎄 닷 냥이나 주고 사겠대요. 정말로 팔아야 될까 봐요.”
그러자 스승은 나지막이 말했다.
“귀금속 시장에 가지고 가서 흥정해 보거라. 하지만 이번에도 팔지는 마라. 절대 팔아서는 안 된다.”
제자는 다음 날 귀금속 시장에 갔다. 어떤 사람이 돌 값으로 쉰 냥을 제시했다. 두 번째 사람은 2백 냥을 내밀었다. 경쟁이 붙었다. 1만냥을 주겠다는 사람까지 나타났다. 흥분한 제자는 스승한테 도저히 믿어지지 않은 이 일을 모두 말했다. 이번에도 스승은 담담하게 말했다.
“최고급 보석상에 가서 값을 매겨 보거라. 이번에도 절대로 팔아서는 안 된다. 내 말을 명심해라.”
보석상은 돌을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3만 냥에 사겠다고 했다. 제자는 거절했다. 가격은 5만 냥까지 올라갔지만 역시 거절했다. 보석상이 화가 나서 제자에게 원하는 가격을 말해보라고 했다. 물론, 제자는 스승의 명령을 어기고 돌을 팔수는 없는 처지였다. 그는 돌을 가지고 돌아가 스승에게 말했다.
“이 돌덩이가 글쎄 5만 냥까지 올랐습니다. 팔아도 좋을 것 같은데요. 스승님.”
스승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이제 내가 그 일을 시킨 이유를 알겠느냐? 보석도 볼 줄 아는 사람에게나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인생도 그렇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일수록 가치 있는 인생을 살 수 있다.“

우리의 진정한 가치는 우리가 자신에게 매기는 값에 달려 있습니다. 자신의 가치는 남들의 평가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의 가치는 무한하므로 자신의 숭고한 가치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를 연마해야 합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값을 매길 수 없는 보석’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감을 기르면서 자신의 가치를 더 분명히 알게 됩니다. 자신감 있는 사람은 매력적입니다. 자신감은 일종의 ‘흡인력’입니다. 자신감을 끌어내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자신 없다고 여겼던 일을 큰 용기를 갖고 해보는 것입니다.

탄줘잉 지음. 김명은 옮김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遲日江山麗
春風花草香
泥融飛燕子
沙暖睡鴛鴦
늦은 봄날 강산은 아름답고,
바람은 풀꽃향기 실어온다.
젖은 진흙 제비 바삐 나르고,
모래밭 따뜻하니 원앙이 조네.

遲日 – 늦은 봄날.
泥融 – 겨울이지나 흙이 녹다..
飛燕子 – 제비들이 집 지을 진흙을 분주히 나름.

洛陽訪才子
江嶺作流人
聞說梅花早
何如此地春
낙양으로 옛 친구를 찾아갔더니,
강령땅의 유배객이 되었다 하네.
그곳은 매화꽃이 일찍 핀다는데,
이곳 낙양의 봄은 어찌하겠는가.

습유(拾遺) – 습유보과(拾遺補過)의 준말. 왕의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잡는 옛 시절의 언론직.
유인(流人) – 유배를 간 사람.

시인은 낙양으로 원씨 성을 가진 옛 친구(才子)를 만나러 갔다. 시인은 그 친구가 똑똑하고 재주 있는 친구(才子) 이니 아마도 임금의 사랑을 받아 잘 살고 있었을 줄 알았는데 그 친구는 강령으로 귀양을 갔다 한다. 친구가 유배 간 그곳에는 매화가 일찍 핀다고 들었는데, 친구 없는 낙양의 봄은 쓸쓸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