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위나라에 최염이라는 유명한 장군이 있었다. 그의 사촌 동생 중에 최림이라는 자가 있었는데 몸집도 작고 그다지 영리해 보이지 않았던지 친척들로부터 최염과 비교당하며 무시당했다. 그러나 최염은 최림에게 말하길, “넌 틀림없이 나보다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다. 큰 종이나 큰 솥은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넌 대기만성형이니, 언젠가는 큰 인물이 될 것이다.”하였다. 최염의 말에 크게 감동받은 최림은 열심히 공부하여 훗날 천자를 보필하는 대신이 되어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중국 진나라 때 위무자라는 사람에게 젊은 첩(조희)이 있었는데 위무자가 큰 병이 들자 아들 위과(魏顆)에게, 자기가 죽거든 서모(아버지의 첩)를 새로 시집을 보내라 하였다. 그러나, 위무자의 병세가 점점 악화되어 위독한 지경에 이르게 되자 다시 아들 위과에게 서모를 자기와 함께 묻어달라고 하였다. 그러나 아들은 아버지가 병이 위중하여 정신이 혼란하니 처음 유언을 따라 서모를 새로 시집을 보내주었다. 그 후, 위과가 전쟁에 나가 적장과 싸울 때에 서모 아버지의 혼이 자신의 딸을 살려준 은혜를 갚고자 적장이 지나는 길에 풀을 묶어 두었다. 그 결과 적들이 탄 말이 풀에 걸려 넘어졌고, 위과는 적장을 사로 잡고 큰 공을 세웠다.
중국 전국 시대일이다. 조나라가 연나라를 치려 전쟁준비를 하자, 연나라왕은 조나라에 사신을 보내어 전쟁을 일으키지 말 것을 부탁하려 하였다. 연나라로 간 사신은 왕에게 “오늘 연나라로 오는 길에 역수(연, 조의 국경)를 지나다가 조개가 조가비를 벌리고 햇볕을 쬐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도요새가 날아와 부리로 조갯살을 쪼니, 조개는 조가비를 굳게 닫고 부리를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도요새가 ‘내 부리를 놓지 않으면 너는 말라죽고 말 것이다’라고 하자, 조개도 ‘너야말로 내가 놓아주지 않는다면 굶어 죽고 말 것이다’하며 다투었습니다. 그러다 때 마침 이곳을 지나가던 어부에게 그만 둘 다 잡혀 버리고 말았습니다. 왕께서는 지금 연나라를 치려고 하십니다만, 만약 연과 조나라가 싸워 힘이 약해진다면 강대한 진(秦)나라가 어부가 되어 두나라가 모두 진나라의 것이 될 것입니다.”하였다.
에메랄드를 캐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린 보석 채굴꾼이 있었다. 그는 오 년 동안 강가에서 99만 9천9백99개의 돌을 깨뜨렸지만 결국 에메랄드를 구할 수 없었다. 그는 한계에 다다랐고 마침내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순간 하나의 돌멩이가 그의 발 앞에 굴러떨어졌다. 오 년 동안의 보람 없는 노동에 한껏 화가 나 있던 채굴꾼은 그 돌을 집어 멀리 던져버렸다. 그가 던진 돌은 날아가 다른 돌과 세게 부딪쳤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에메랄드를 내보이며 깨어졌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서 읽은 이야기이다. 단 하나의 돌을 깨뜨리면 에메랄드를 캘 수 있었는데, 이제 막 성공하려는 그 순간에 채굴꾼은 포기를 선택했다. 돌멩이가 그의 발 앞에 굴러 떨어지지 않았다면 에메랄드는 끝내 찾지 못했을 것이다. 이와 비슷한 고사성어가 공휴일궤이다. 공휴일궤란 ‘아홉길 높이의 산을 쌓는 일이 한 삼태기 흙을 쌓아올리지 못해 실패하다.’는 뜻이다. 조금만 더 하면 목적을 이룰 수 있는데 한 삼태기의 흙이 부족해서 헛된 일이 되었다는 의미이다. 구인공휴일궤(九仞功虧一簣)라고도 한다.
이 고사는 서경 여오편에서 보인다.
주나라 무왕(武王)이 은나라 주왕(紂王)을 멸망시키고 새 왕조를 열자, 서쪽의 오랑캐 나라에서 축하의 뜻으로 진기한 개 한마리를 선물로 보냈다. 그 개는 키가 넉 자나 되는 큰 개로 사람의 말을 잘 알아들었고 사냥을 잘해 무왕이 몹시 기뻐하며 소중히 여겼다. 그러자 무왕의 동생 ‘석(奭)’이 무왕이 진기한 물건에 마음이 이끌려 정치를 소홀히 할까 염려하여 말했다.
“임금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천하의 정치를 힘써 행해야 합니다. 사소한 일이라도 조심하지 않으면 마침내 큰 덕에 누를 끼치게 될 것입니다. 아홉 길 높이의 산을 만드는데, 한 삼태기의 흙이 모자라도 일을 다 이루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不矜細行하시면 終累大德하야 爲山九仞에 功虧一簣하리이다)”
공유일궤라는 고사성어는 이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사실 이제 조금만 더 노력하면 목적지에 이르는 것을 알고 포기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우리의 최선을 다한 노력이 한발만 더 내딛으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에메랄드를 내어줄지, 아니면 여전히 돌멩이를 내어줄지는 모를일이다. 절대 성공할 수 없는 일이라면 그동안의 들인 공이 아깝더라도 과감히 포기해야할 것이요, 그렇지 않다면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결말을 알지 못하니, 선택이 쉽지는 않다. 그럴때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 그 자체, 그 과정이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가 생각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선택이란 늘 심사숙고해서 결정할 일이겠지만 한 삼태기의 흙을 쌓아올리지 못하고 중도포기하는 어리석음과 실수만은 저지르지 않도록 해야겠다.
위나라의 왕으로부터 총애를 받던 신하 방공은 위나라의 태자와 함께 조나라의 한단으로 인질의 신분으로 가게 되자, 방공은 다른 신하들이 총애를 받던 자신을 헐뜯을 것이 두려워 왕에게 질문을 하나 합니다.
“한 사람이 번화한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왕께서는 믿으시겠습니까?”
“믿지 않을 것이오.”
“그러면 두 사람이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있다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역시 믿지 않을 것이오.”
“그러면 세 사람이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있다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왕이 대답하길 “만일 세 사람이 말한다면 믿을 것 같소.”
그러자 방공은,
“무릇 번화한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없다는 것은 모두 다 아는 일입니다. 그러나 세 사람이 모두 같은 말을 한다면 없는 호랑이도 생겨날 수가 있습니다. 지금 제가 가려는 한단은 위나라의 저잣거리 보다 멀고, 이러쿵저러쿵 제 얘기를 할 사람은 세 사람 보다 많을 것이니, 원컨대 왕께서는 다른 신하의 말을 잘 살피고 신을 헐뜯는 말을 믿지 마시길 바랍니다.”
왕은 알겠노라 약속을 했습니다. 하지만 훗날 방공이 한단에서 돌아왔을 때, 끝내 왕을 만나지 못했다고 합니다. – 한비자<내저설>
삼국시대, 오나라의 장수 여몽은 많은 공을 세워 장군이 되었으나, 학식이 부족하여 여러 관료들은 그를 경시하였다. 그러나 오나라 황제 손권은 여몽을 높이 평가하여 군의 대권을 그에게 맡기고자 하며 책 읽을 것을 권하여 말했다.
“너는 이제 군의 대권을 맡게 되었으니, 마땅히 많은 사서(史書)와 병서(兵書)를 읽어야만 일을 잘 처리할 수가 있다.”
여몽은 “부대의 일이 많으니 독서할 시간이 없습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이 말을 들은 손권은 그를 꾸짖으며 말하길,
“후한의 황제 광무제(光武帝)는 변방일로 바쁜 가운데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으며(手不釋卷), 위나라의 조조(曹操)는 늙어서도 배우기를 좋아하였다.”
여몽은 부끄러워하며 이 후, 전쟁터에서도 책을 놓지 않고 학문에 정진했다.
그 뒤 손권의 부하 노숙(魯肅)이 옛 친구인 여몽을 찾아가 대화를 나누다가 박식해진 여몽을 보고 놀랐다. 노숙이 여몽에게 언제 그만큼 많은 공부를 했는지 묻자, 여몽은 “선비가 만나서 헤어졌다가 사흘이 지난 뒤 다시 만날 때는 눈을 비비고 다시 볼 정도로 달라져야만 한다(刮目相對)”라고 말하였다. – 삼국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