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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6월 23일" 글 보관함

맹자가 제나라를 떠나자 충우가 ‘전에 선생님께서 군자는 하늘을 원망하지도 사람을 탓하지도 않는다하였는데, 지금 제나라를 떠남에 기쁘지 않은 기색이 있는 듯합니다.’하니 맹자가 대답하길,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다. 오백년에 반드시 왕자가 나오니, 그 사이에 반드시 세상에 이름을 떨칠 사람이 있다. 지금 주나라 이래로 칠백년이니, 이미 그러한 사람이 나타날 만하다. 만약 하늘이 천하를 태평하게 다스리려고 한다면 지금 세상에 나 이외에 그 누가 있겠는가?(當今之世 舍我其誰也?) 내 어찌 기뻐하지 하겠는가?”

하였다. – 맹자.공손추장구하.13장

맹자가 제나라를 떠나며 주읍에 사흘을 머무르니, 윤사라는 이가 ‘왕이 탕왕(湯王)이나 무왕(武王)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몰랐다면 이것을 밝지 못한 것이고, 알면서도 왔다면 이는 은덕(恩德)을 구한 것이다. 천리 길을 와 왕을 만나고 뜻이 맞지 않는다 하여 떠나면서 주읍에서 사흘씩이나 머문 까닭은 무엇인가?’ 하니 맹자가 말하길,

“천리 길을 와 왕을 만난 것은 내가 바란 것이지만, 뜻이 맞지 않아 떠난 것은 부득이 해서였으며, 주읍에 사흘을 머문 까닭은 왕이 마음을 고쳐 나를 돌아오게 할 것을 바라서였다. 그러나 왕이 나를 쫓아오지 않으니, 그제서 나는 미련 없이 떠날 생각을 가진 것이다. 나는 임금에게 간언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노해서 얼굴에는 화난 기색을 보이며 하루 종일 온 힘을 다해 떠나는 그런 졸장부(拙丈夫)가 아니다.”

하니 윤사가 자신이야말로 소인이라 하였다. – 맹자.공손추장구하.12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