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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漢詩)"의 글 태그

攬草結同心
將以遺知音
春愁正斷絶
春鳥復哀吟
풀잎을 한 마음으로 엮어,
임에게 소식 전하려 하네.
봄날의 시름 잦아드는데,
봄새가 다시 애달피 우네.

동심초는 풀이름이 아니라 연애편지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초(草)’를 사용한 이유는 종이는 풀로 만드는 것이고, 연애편지를 접는 방식이 바로 돗자리 짜는 풀의 매듭방식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라네요. 시를 해석하면 아래와 같은 의미라고 합니다.
사랑의 편지 써 곱게 접어, 내 마음 아는 임에게 보내려 하네. 편지를 쓰는 동안은 행복했지만, 쓴 편지 부칠 길이 없으니 슬프구나.

無事此靜坐
一日似兩日
若活七十年
便是百四十
일없이 고요히 앉으니,
하루가 이틀과 같구나.
이렇게 칠십을 산다면,
백사십년 사는 셈이네.

나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인생을 산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한 달이 훌쩍 지나고, 한해가 저문다.

結廬在人境
而無車馬喧
問君何能爾
心遠地自偏
초가 엮어 사람들 속에 살아도,
수레 떠들썩한 소리는 없다네.
어찌 그럴 수 있냐고 그대 묻는다면,
마음 멀어지면 사는 곳도 외져진다네.

* 二十首 가운데 다섯 번째 작품, 내용은 음주와 무관하다.
– 車馬 : 수레와 말, 高官이나 官吏들이 타는 수레 소리, 벼슬에 뜻이 없으므로 官吏들이 찾아오는 일이 없음

도연명은 술을 마시면서 느낀 감흥을 〈음주〉라는 제목에 담아 모두 20수의 시를 남겼는데, 위의 시는 제5수 중 일부분. 몸은 비록 속세에 있지만 마음이 속세의 명리(名利)를 떠나 있으니, 찾아오는 사람도 없이 문 앞이 항상 조용하다.

다음은 음주시 서문(序文)

余閑居寡歡 兼比夜已長 偶有名酒 無夕不飮。顧影獨盡 忽焉復醉 既醉之後 輒題數句自娛 紙墨遂多。辭無詮次 聊命故人書之 以爲歡笑爾。

내가 조용히 살다 보니 즐거운 일이 별로 없었다. 게다가 요즘 밤도 길어 졌는데, 우연히 귀한 술이 생겨 저녁마다 마시지 않은 적이 없었다. 등불에 비추인 그림자를 벗 삼아 혼자서 다 비우고 문득 취해 버렸다. 취한 후에는 자주 시 몇 구를 지어 보고 혼자서 즐기곤 했다. 짓다 보니 여러 수(首)가 되었지만 잘 정리해 놓지는 못했다. 그래서 친구에게 다시 정서해 달라고 했으니 같이 기쁘게 웃고 싶었을 뿐이다.

綠波春浪滿前陂
極目連雲罷亞肥
更被鷺鷥千點雪
破烟來入畫屛飛
봄의 초록 물결 앞 물가에 가득하여,
저끝 구름 닿은 곳까지 벼가 자라네.
훨훨 나는 백로 흩날리는 눈송이처럼,
안개 헤치며 그림 병풍으로 날아든다.

*罷亞 : 벼의 이름. 원문은 ‘䆉稏’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