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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5월 23일" 글 보관함

저녁 식사 중에 누가 유리잔을 깨뜨렸다. 그러자 다른 누군가가 말했다.
“행운의 표시야.”
식탁 앞에 앉은 손님들은 그런 관습(慣習)을 잘 알고 있었다.
손님들 속에 있던 랍비가 물었다.
“왜 그게 행운의 표시입니까?”
여행자의 아내가 대답했다.
“저도 잘 모르지만, 아마도 잔을 깨뜨린 손님이 불편한 마음을 느끼지 말라고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닐까요?”
그러자 랍비가 대꾸했다.
“우리 유대인들도 누가 유리잔을 깨뜨리면 ‘행운’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다행이야. 당신은 유리잔이 깨지는 일을 피하는 데 당신의 행운을 낭비(浪費)하지 않았어. 그러니 그 행운을 더 중요한 일에 사용할 수 있을 거야’라는 의미입니다.”

– 마크툽.글 파울로 코엘료.그림 황중환.역자 최정수.자음과모음.2016.02.29.

용서(容恕)는 두 방향으로 나 있는 길이다. 누군가를 용서할 때 우리는 우리 자신도 용서하게 된다. 타인(他人)에게 관대(寬大)하면 자신의 실수(失手)를 받아들이기가 더 쉽다. 그리하여 죄책감(罪責感)이나 쓰라림 없이 삶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 마크툽.글 파울로 코엘료.그림 황중환.역자 최정수.자음과모음.2016.02.29.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티포스는 시라쿠사의 압제자(壓制者) 디오니시오스의 궁정(宮廷)에서 권력자들에게 아첨(阿諂)을 했다. 어느 날 오후, 그는 디오게네스를 만났다.
디오게네스는 소박(素朴)한 렌즈콩 요리를 만드는 중이었다.
아리스티포스가 말했다.
“당신이 디오니시오스에게 가서 머리를 조아리면 렌즈콩 같은 것을 먹지 않아도 될 텐데.”
그러자 디오게네스가 대꾸했다.
“당신이 렌즈콩을 먹는 것에 만족(滿足)한다면 디오니시오스에게 가서 머리를 조아리지 않아도 될텐데.”
– 마크툽.글 파울로 코엘료.그림 황중환.역자 최정수.자음과모음.2016.02.29

해석하면 ‘자라도록 돕는다.’는 뜻으로 좋은 의미로 사용될 것 같지만, 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더 심해지도록 부추기다는 뜻으로 쓰인다.
이 이야기는 맹자집주 공손추와 맹자와의 대화에서 보인다.
공손추가 맹자에게 호연지기(浩然之氣)에 대해서 묻자, 맹자는 호연지기(浩然之氣)란 의(義)를 나날이 쌓아서 이룰 수 있는 것이지 억지로 무리하게 구하려 해서는 안된다고 하며 송나라 사람의 예를 들어 말하길,

“송나라에 싹이 자라지 않는 것을 근심해 그 싹을 뽑고는 피곤한 몸으로 집으로 돌아가 집사람에게 말하길 ‘오늘 피곤하다. 내가 싹이 자라는 것을 도와주었다.’고 했다. 그 아들이 달려가 살펴보니 싹들이 모두 말라 죽어 있었으니, 호연지기를 억지로 무리하게 구하는 것은 마치 싹을 조장하는 것과 같아 무익할 뿐만 아니라 해까지 끼치게 된다.”

하였다.
– 맹자.공손추장구상.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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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증자는 자양에게 말하길,

“그대는 용기를 좋아하는가? 내가 일찍이 선생님(공자)으로부터 큰 용기에 대해 들었다. 스스로 돌이켜보아 옳지 않으면 비록 하찮은 사람이라도 어찌 두려워하지 않겠으며, 스스로 돌이켜보아 옳다면 비록 천만명이라도 두렵지 않다.(子好勇乎? 吾嘗聞大勇於夫子矣. 自反而不縮, 雖褐寬博, 吾不惴焉. 自反而縮, 雖千萬人, 吾往矣.)”

– 맹자.공손추장구상.2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