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봄(春)"의 글 태그

山光物態弄春暉
莫爲輕陰便擬歸
縱使淸明無雨色
入雲深處亦沾依
산 빛 만물의 자태 봄기운 완연하니,
날 좀 흐리다고 돌아갈 생각 마시게.
비 올 일 없이 활짝 갠 날 가리어도,
구름 깊은 곳 들면 옷자락 젖는다네.

‘활짝 갠 날을 가리어 산에 올라도 구름 깊이 올라가면 옷이 젖을 수 있다.’라는 구절은 인생의 묘한 이치를 말하는 듯하다.

穿花蛺蝶深深見
點水蜻蜓款款飛
傳語風光共流轉
暫時相賞莫相違
꽃 사이 호랑나비는 보이다 말다 하고,
강 위에 물잠자리는 유유히 나는구나.
봄 경치여! 세상은 모두 흘러갈 뿐이니,
잠시나마 서로 어기지 말고 즐겨보세.

穿花 꽃 사이를 뚫고 다니다.
蛺蝶 호랑나비.
深深見 때로 숨고 때론 나타나는 모양.
蜻蜓 물잠자리.
款款 유유한 모습.
流轉 빙빙 돌다.

朝回日日典春衣
每日江頭盡醉歸
酒債尋常行處有
人生七十古來稀
조정에서 나오면 봄옷을 잡혀놓고,
날마다 강가에서 취하여 돌아오네.
술빚이야 가는 곳마다 늘 있지만,
인생 칠십년은 예부터 드문 일이라네.

朝回 조회에서 돌아옴.
典春衣 봄 옷을 저당 잡힘.
江頭 강 가.
尋常行處有 가는 곳 마다 늘 있음.

江上小堂巢翡翠
苑邊高塚臥麒麟
細推物理須行樂
何用浮名絆此身
강 위 작은 정자엔 물총새 깃들고,
동산 가 무덤 앞엔 기린상 누워있네.
삶은 모름지기 즐김 만한 것 없으니,
어찌 헛된 이름에 이 몸을 얽어매리.

細推物理 사물의 변화 이치를 추리해 봄.

一片花飛減却春
風飄萬點正愁人
且看欲盡花經眼
莫厭傷多酒入脣
한 조각 꽃잎 날려 봄날은 가고,
흩날리는 꽃보라에 시름 잠긴다.
눈앞의 꽃 잎 모두 다 떨어지니,
해롭다 한들 한 잔 술 마다하리.

減却春 봄이 사라져 감.
風飄萬點 만 조각 꽃잎이 바람에 흩날림.
正愁人 진정 시름에 잠기게 한다.
欲盡花經眼 다 지는 꽃이 눈에 뜨임.
莫厭 꺼리지 말라.

江碧鳥逾白
山靑花欲燃
今春看又過
何日時歸年
강 짙푸르니 새 더욱 희고
산 푸르니 꽃은 더욱 붉다.
이 봄 또 객지에서 보내니,
고향 돌아갈 날 언제인가.

두보가 53세(764년) 때의 봄, 피난지 성도(成都)에서 지은 무제(無題)의 절구 2수 가운데, 두 번째 작품. 두보가 안녹산의 난을 피해 성도에 머물면서 지은 시로 기약 없이 세월만 보내면서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심정을 읊은 것.
선경후정의 구성으로 기승 – 봄날의 경치, 전결 – 고향에 대한 그리움.
푸른색, 흰색 그리고 붉은 색의 대조를 통한 시각적 이미지가 돋보임.

遲日江山麗
春風花草香
泥融飛燕子
沙暖睡鴛鴦
늦은 봄날 강산은 아름답고,
바람은 풀꽃향기 실어온다.
젖은 진흙 제비 바삐 나르고,
모래밭 따뜻하니 원앙이 조네.

遲日 – 늦은 봄날.
泥融 – 겨울이지나 흙이 녹다..
飛燕子 – 제비들이 집 지을 진흙을 분주히 나름.

洛陽訪才子
江嶺作流人
聞說梅花早
何如此地春
낙양으로 옛 친구를 찾아갔더니,
강령땅의 유배객이 되었다 하네.
그곳은 매화꽃이 일찍 핀다는데,
이곳 낙양의 봄은 어찌하겠는가.

습유(拾遺) – 습유보과(拾遺補過)의 준말. 왕의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잡는 옛 시절의 언론직.
유인(流人) – 유배를 간 사람.

시인은 낙양으로 원씨 성을 가진 옛 친구(才子)를 만나러 갔다. 시인은 그 친구가 똑똑하고 재주 있는 친구(才子) 이니 아마도 임금의 사랑을 받아 잘 살고 있었을 줄 알았는데 그 친구는 강령으로 귀양을 갔다 한다. 친구가 유배 간 그곳에는 매화가 일찍 핀다고 들었는데, 친구 없는 낙양의 봄은 쓸쓸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