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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漢詩)"의 글 태그

春水初生乳燕飛
黃蜂小尾撲花歸
窗含遠色通書幌
漁擁香鉤近石磯
봄물 불기 시작하니 어린 제비날고,
꿀벌 작은 꼬리에 꽃가루 묻혀오네.
창문 휘장 사이 먼 경치 들어오고,
물고기 물가로 미끼 에워 몰려드네.

初生 : 물이 불기 시작함.

曉鏡但愁雲鬢改
夜吟應覺月光寒
蓬山此去無多路
靑鳥殷勤爲探看
아침 거울 앞 변한 머리 한숨짓고,
시를 읊는 밤 찬 달빛에 잠을 깨네.
임 사는 봉래산 찾아 갈 길 없으니,
청조야 날 위해 살며시 찾아가주렴.

蓬萊 : 신선이 산다는 蓬萊山.
多路 : 먼 길.
靑鳥 : 西王母의 심부름하는 새, 仙界와 연락하는 새.

相見時難別亦難
東風無力百花殘
春蠶到死絲方盡
蠟炬成恢淚始乾
만남도 어렵고 헤어짐도 어렵지만,
봄바람 약해지면 꽃들도 시드는법.
봄누에는 죽어서야 실뽑길 그치고,
초는 재가 되어야 눈물이 마르나니.

東風無力百花殘 : 꽃을 피게 하는 봄바람의 힘으로도 꽃이 지는 것을 막지 못하듯 우리의 이별도 어쩔 수 없음.

당나라 말엽의 시인 이상은(李商隱·812~858)은 15세 때 옥양산(玉陽山)에 올라 도교에 심취했는데, 그 때 한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 그가 젊음의 격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시에 담았다고 합니다. 자신의 사랑이 누에나 초와 같이 죽어서야 그칠 것이라는 구절은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립니다.

山光物態弄春暉
莫爲輕陰便擬歸
縱使淸明無雨色
入雲深處亦沾依
산 빛 만물의 자태 봄기운 완연하니,
날 좀 흐리다고 돌아갈 생각 마시게.
비 올 일 없이 활짝 갠 날 가리어도,
구름 깊은 곳 들면 옷자락 젖는다네.

‘활짝 갠 날을 가리어 산에 올라도 구름 깊이 올라가면 옷이 젖을 수 있다.’라는 구절은 인생의 묘한 이치를 말하는 듯하다.

穿花蛺蝶深深見
點水蜻蜓款款飛
傳語風光共流轉
暫時相賞莫相違
꽃 사이 호랑나비는 보이다 말다 하고,
강 위에 물잠자리는 유유히 나는구나.
봄 경치여! 세상은 모두 흘러갈 뿐이니,
잠시나마 서로 어기지 말고 즐겨보세.

穿花 꽃 사이를 뚫고 다니다.
蛺蝶 호랑나비.
深深見 때로 숨고 때론 나타나는 모양.
蜻蜓 물잠자리.
款款 유유한 모습.
流轉 빙빙 돌다.

朝回日日典春衣
每日江頭盡醉歸
酒債尋常行處有
人生七十古來稀
조정에서 나오면 봄옷을 잡혀놓고,
날마다 강가에서 취하여 돌아오네.
술빚이야 가는 곳마다 늘 있지만,
인생 칠십년은 예부터 드문 일이라네.

朝回 조회에서 돌아옴.
典春衣 봄 옷을 저당 잡힘.
江頭 강 가.
尋常行處有 가는 곳 마다 늘 있음.

江上小堂巢翡翠
苑邊高塚臥麒麟
細推物理須行樂
何用浮名絆此身
강 위 작은 정자엔 물총새 깃들고,
동산 가 무덤 앞엔 기린상 누워있네.
삶은 모름지기 즐김 만한 것 없으니,
어찌 헛된 이름에 이 몸을 얽어매리.

細推物理 사물의 변화 이치를 추리해 봄.

一片花飛減却春
風飄萬點正愁人
且看欲盡花經眼
莫厭傷多酒入脣
한 조각 꽃잎 날려 봄날은 가고,
흩날리는 꽃보라에 시름 잠긴다.
눈앞의 꽃 잎 모두 다 떨어지니,
해롭다 한들 한 잔 술 마다하리.

減却春 봄이 사라져 감.
風飄萬點 만 조각 꽃잎이 바람에 흩날림.
正愁人 진정 시름에 잠기게 한다.
欲盡花經眼 다 지는 꽃이 눈에 뜨임.
莫厭 꺼리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