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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월 28일" 글 보관함

‘죽은 말의 뼈를 사다’라는 뜻으로, ‘귀중한 것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라는 의미이다.

연(燕)나라의 소왕(昭王)은 부왕을 살해하고 나라를 유린한 제(齊)나라의 원수를 갚으려고 스승 곽외에게 인재를 부탁하였다. 그러자 곽외는 이렇게 말하였다. 
“옛날 어떤 임금이 천리마를 구하려고 무척 노력을 기울였지만, 몇 년이 지나도록 구하지 못했습니다. 그때 잡무를 보는 하급 관리가 와서 천리마를 꼭 구해 오겠다고 하였습니다. 왕은 그 말을 믿고 그에게 천금을 준 후 천리마가 당도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얼마 후 어찌된 영문인지 그는 살아있는 천리마가 아니라 죽은 천리마의 머리를 오백금을 주고 구해왔습니다. 화가 난 임금은 그를 크게 꾸짖으며 어찌된 일인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전하, 천리마는 귀한 말이라 모두들 숨겨 놓고 결코 내놓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전하께서 죽은 천리마를 오백 금에 샀다는 소문이 나 보십시오. 조금만 기다리시면 천리마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전하 앞에 줄을 설 것입니다.’ 과연 그의 말대로 얼마 후 천리마를 가진 사람들이 임금 앞에 몰려들었답니다. 또 그 하급관리는 ‘전하 우선 저를 오백 금에 사십시오. 그러면 천하의 영재들이 이 소문을 듣고 앞을 다투어 전하 곁으로 달려올 것입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소왕이 곽외의 말을 듣고 깨달은 바가 있어 그대로 시행하니 과연 악의, 추연과 같은 명신들이 찾아와 그들과 함께 나라를 일으키고 제나라에 원수도 갚았다. – 전국책

자신의 처지로 미루어 남의 형편을 헤아리다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에 사흘 밤낮을 쉬지 않고 큰 눈이 내렸다. 제나라의 경공은 따듯한 방 안에서 여우털로 만든 옷을 입고 설경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 있었다. 그때 재상인 안자가 들어와 경공의 곁에서 함께 쉼 없이 내리는 눈을 말 없이 바라보았다. 경공은 안자 역시 아름다운 경치에 흥취를 느낀 것이라고 생각하고 말했다.
“올해 날씨는 이상하군. 사흘 동안이나 눈이 내려 땅을 뒤덮었건만 마치 봄날처럼 조금도 춥지 않군.”
그러자 안자는 경공의 여우털 옷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안색을 바꾸며 말했다.
“옛날의 현명한 군주들은 자기가 배불리 먹으면 누군가가 굶주리지 않을까를 생각하고, 자기가 따뜻한 옷을 입으면 누군가가 얼어 죽지 않을까를 걱정했으며, 자기의 몸이 편안하면 누군가가 피로해하지 않을까 염려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경공께서는 다른 사람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군요.”
안자의 폐부肺腑를 찌르는 듯한 이 말에 경공은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