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쇠뇌에서 발사된 화살의 끝. 힘찬 활에서 발사된 화살은 처음에는 철판도 뚫을 듯 강력하지만 마지막에서는 힘이 떨어져 비단조차 뚫을 수 없다는 뜻으로, 처음의 기세등등한 모습은 간 데 없고 맥없이 끝을 맺는 상황을 비유하는 말이다.
전한시대(前漢時代) 한고조 유방은 흉노를 정벌하려다 패하고는 흉노와 화친하고 공물을 바쳐왔다. 그래도 때로는 강경한 흉노의 선우(왕)들은 화친의 약속을 지키지 않아 지속적으로 국경에서 분쟁이 일어났다. 이윽고 한무제 시대에 이르러 이 상황을 벗어나고자 흉노족을 응징하기로 하고 대신들을 모아 회의를 열었다. 이때 어사대부 한안국은 흉노를 공격하는 원정계획을 반대하며 말했다.
“신이 듣기로 회오리 바람도 기세가 잦아들면 깃털조차 날릴 수가 없고, 강한 쇠뇌도 끝에 가서는 얇은 비단조차 뚫을 수 없다고 합니다(强弩之末力不能入魯縞). 흉노를 공격하려면 수천 리를 행군해야 하는데, 강한 군대라 해도 그렇게 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유래한 고사성어가 강노지말(強弩之末)이다. – 사기(史記).한장유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