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막고 종을 훔치다. ‘모두가 아는 사실을 혼자 모른척 함’, ‘자신이 듣지 않으면 남도 듣지 않을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 ‘얕은 꾀로 남을 속이려 해도 소용이 없음’이라는 뜻이다. 우리 속담에 ‘눈 가리고 아웅하다’ 또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다(以掌蔽天)’와도 의미가 비슷하다.
이 고사성어는 여씨춘추에 보인다.
춘추시대 진晉나라 범씨 가문에 대대로 내려오는 큰 종이 있었다. 어느 날 범씨 가문이 몰락하자 한 백성이 종을 훔치려 하였다. 워낙 종이 커서 가지고 갈 수가 없자 종을 깨부숴 가져가려고 망치로 내려쳤다. 당연하게도 큰 소리가 났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들을까 깜짝 놀라 제 귀를 틀어막고 다시 종을 내려쳤다. 그러나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종소리를 들었고, 그 백성은 결국 그 자리에서 붙잡히고 말았다.
제 귀를 틀어막든 그러지 않든 종을 내리치면 소리가 난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자명한 사실을 스스로만 모른체하여 감추려 하는 태도가 참으로 어리석다.